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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혼자 산다`는 2018년에도 큰 사랑을 받으며 독보적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제공|MBC |
2018년 방송가는 숨가빴다. 채널 다변화를 넘어 탈(脫) TV 시대, ’채널 고정’을 외친 방송가의 눈물겨운 고군분투가 여느 해보다 치열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예능 트렌드 속,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실패하면서 가차 없이 막을 내린 프로그램이 있는가 하면, 의외의 복병이 돼 해당 시간대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한 프로그램도 있었다. 어떤 존재감도 없이 겨우겨우 체면치레 한 프로그램이 상당수란 점에서, 올 한 해 방송가는 애석하게도 ’흉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래 잘 하던 애’는 올해도 잘 했다. MBC ’나 혼자 산다’ 얘기다. 2013년 첫 방송 이래로 은근하게 뜨거웠던 ’나 혼자 산다’는 2017년 들어 제대로 ’핫(HOT)’해지면서 그 해 연말 방송사 연예대상은 물론, 여타 방송 시상식에서 프로그램상, PD상, 작가상 등 릴레이 낭보를 이어왔다.
방송가 ’대세’의 기세는 그치지 않았다. 한 번 탄 분위기는 2018년에도 계속 이어졌다. 1년 평균 두자릿수 시청률을 유지하며 MBC는 물론, 무너진 지상파 예능의 자존심을 톡톡히 세웠다.
’나 혼자 산다’의 2018년을 진두지휘한 황지영 PD가 느낀 소회도 남다를 터다. 2016년 10월 말 처음 프로그램에 합류했으니 황PD 개인적으로는 실질적인 ’소포모어(2년차)’였던 2018년, 지난해 프로그램을 제대로 띄운 만큼 올해는 ’현상 유지’만 해도 다행일 법 한데 또 한 해를 실하게 보냈으니, 그 어려운 걸 해냈다 칭찬할 만 하다.
"지난주 월요일에 달력이 나와서 멤버들이랑 보면서 ’한 해동안 이런 걸 했구나’ 얘기를 나눴는데 멤버들도 뭉클하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런 마음이 글긴 했어요. 사실 작년에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고, 중간에 회사가 어려움(파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랑받고 상도 많이 받아서 올 1년이 더 힘들겠구나 생각했었어요. 사실은 좀 많이 부담스러웠던 해였죠. 그래도 초반에 많이 달려 LA도 다녀오고 다니엘 헤니 편도 하고 했는데, 다행히 올해도 꾸준히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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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혼자 산다' 황지영 PD. 사진|스타투데이 DB |
황PD는 멤버들의 주가가 치솟은 데 대해 1초의 망설임 없이 "좋은 일"이라며 미소 지으면서도 "우리 프로그램은 본인의 실생활이 녹여져야 하는데 (너무 바쁜 나머지) 본인들의 생활이 없어질까봐 그게 좀 걱정스럽기는 하다"고 행복한 고민을 덧붙였다.
황PD는 올해 초 ’나 혼자 산다’ 5주년 기자간담회 당시 프로그램의 인기 요인으로 ’방송가 트렌드 변화’와 ’팀워크’를 꼽았다. 방송가 트렌드 흐름에 따라 ’나 혼자 산다’ 후발주자로 나섰던 수많은 관찰 예능 프로그램들은 지난 1년 사이에도 흥망을 이어갔지만 ’나 혼자 산다’만큼은 더욱 굳건하게 ’관찰 예능 1인자’의 자리를 지켰다. 그 사이 무지개 회원들간 팀워크 또한 한층 견고해졌다.
지근거리에서 멤버들을 지켜보는 황PD는 "작년과 올해, 올해 한 주 한 주 지나면서도 느낌이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작년과 다르다고 느낀 게, 작년에는 전현무-한혜진 커플도 나오기 전이었고, 사실 멤버들끼리도 약간은 어려워하면서도 친한 게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예 완전히 친해진 느낌이죠. 실제 커플이 탄생해서 한 프로그램에 나오는 일도 우리 역시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고, 중간에 미묘한 감정들이 있다가도 없어지고, 또 추억하기도 하고 그렇게 되는 것 같은데, 팀워크는 여전히 좋아요. 작년과 올해도, 한 주 한 주가 느낌이 많이 다르죠. 시청자들이 멤버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시시각각 달라지는 것 같아요. 호감인 것 같다가도 또 어떨 때는 불편해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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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혼자 산다` 멤버들은 실제 친분을 바탕으로 탁월한 케미를 뽐낸다. 제공|MBC |
하지만 프로그램의 파급력이 커진 만큼, 제작진으로서는 매 회 제작할 때마다 조심스러운 게 더 많아졌다고. 인터뷰에 함께 나선 이경하 메인작가는 "파급력이 우리도 느껴지기 때문에 아이템을 하나하나 선정할 때마다 더 조심해야 할 것들을 생각하고 있다. 마지막 시사에서 18명이 함께 보는데, 굉장히 작은 것까지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철저히 본다"고 말했다.
"예전에 비해서 더 디테일하게 보시는 부분들이 많으신데, 우리는 시청자 니즈에 맞게 프로그램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이니까요. 우리는 괜찮다고 생각해도 더 편집하고, 순화하고, 더 꼼꼼하고 세밀하게 보는 거죠."(이경하 작가)
"마지막 시사 때 나오는 이야기는 ’이런 것까지 불편해하실까?’예요. 하나의 이야기를 4번 정도 보고 방송을 내는데, 내기 직전까지 자막 하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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