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이슈] 산이, ‘웅앵웅’ 발표보다 먼저 해야 했던 ‘사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다겸 기자]
래퍼 산이가 페미니스트를 겨냥한 신곡 ‘웅앵웅’을 발표하며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산이는 지난 3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신곡 ‘웅앵웅’을 공개했다. 산이는 ‘웅앵웅’ 가사에서 “그분들 좌표 찍고 몰려오는 소리 쿵쾅쿵”이라며 “나 두 번 말 안할게 나 절대 여성 혐오 안 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꼴페미야 거짓선동 음 몇 번 속았다만 처음에야 남성혐오 이미 인식 메갈은 사회악 진짜 여성은 알지 얘네는 정신병이야. 워마든 여자도 남혐 안하면 적이고 욕하지 자기 아빠두 남자는 다 범죄자래”라며 강경 페미니즘 사이트를 저격했다.
산이가 이 같은 곡을 발표한 이유는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브랜뉴이어 2018’ 콘서트에서 일부 관객들과 마찰이 있었기 때문.
이날 산이는 최근 여혐 논란에 휩싸인 것을 언급하며 "여러분 내가 싫냐"고 물었고, ’네’라고 답한 관객들에게 "나는 여러분이 좋다. 혐오 대신 사랑으로 함께하자. 내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 소리쳐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객석에선 침묵이 이어졌고, 산이는 무대 중 관객으로부터 자신의 이름과 비방이 적힌 돼지 인형을 받았다. 산이는 ‘산하다 추이야’(산이야 추하다를 조롱한 문구)를 든 여성 관객을 발견하고 무대에서 뛰어내리기도.
이어 산이는 “여기에 워마드, 메갈 분들 계시냐”며 “여기 온 워마드, 메갈 너네한테 말하고 싶은 게 있다. 페미니스트 노. 너넨 정신병”이라고 수위가 높은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너희가 아무리 뭐라고 그래도 저는 정상적인 여자 분들을 지지한다. 남성혐오를 하는 워마드 메갈”이라고 말한 뒤 퇴장했다.
현장 분위기는 싸늘해졌고, 결국 브랜뉴뮤직 라이머 대표가 무대에 올라 “기분이 불편하신 분들이 있었다면 사과드린다. 브랜뉴뮤직 아티스트는 다 생각이 다르다. 각자 자신들의 생각, 신념, 소신이 있을 수 있다”고 상황을 수습하려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지며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물론 공연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아티스트에게 플랜카드나 인형을 던지며 인신공격을 한 일부 관객들에게도 분명 잘못이 있다. 하지만 해당 콘서트가 산이의 단독 콘서트가 아닌 패밀리 콘서트였다는 점에서 산이의 감정적인 행동이 다른 아티스트들에게 피해를 끼쳤음은 부정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즐기기 위해 큰돈을 지출하고 콘서트 장으로 향했던 관객들 앞에서 보인 산이의 행동은 공인으로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관객들은 콘서트 집단 환불 요청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산이가 신곡 ‘웅앵웅’ 발표에 앞서 해야 했던 것은 그날 현장을 찾은 관객들, 함께 콘서트를 꾸몄던 아티스트들에 대한 사과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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