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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아인은 ‘국가부도의 날’에서 비호감이지만 대단히 현실적인 윤정학을 연기했다. 제공|UAA |
“제 작품이 하나가 아닌 것처럼, 오늘만 있고 이 순간만 있는 게 아닌 것처럼…다양한 기대를 품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시행착오는 당연한 거에요. 다양한 도전을, 경험을 하면서 조금씩 나아가는 거니까.”
배우 유아인(32)은 (어떤 의미로든) 언제나 튄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누구는 그런 그를 굉장히 사랑하고, 누군가는 불편해 한다. 어떤 스타든 대중의 호불호는 운명이지만, 그의 경우는 더 그렇다. 예측불가의, 오롯이 자신의 목소리에 충실한, ‘청춘’ 그 자체로 살아가는, 진정 자신이 삶의 주인공인 그다.
유아인은 영화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과감히 사표를 던지는 금융맨 윤정학을 연기한다.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IMF 사태를 예측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인물로 영화의 한 갈래를 담당한다.
“시나리오가 술술 읽혔고, 작품의 메시지가 좋았다. 강한 흥미를 느꼈다”는 그는 “IMF라는 과거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공감대를 이루기에 충분한 소재이고 여러 세대들, 어떤 계층에 있고 어떤 정체성을 가졌건 누가 봐도 공감할 수 있을만한 이야기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반드시 만들어져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돈이 도대체 뭐야?’라는 의문을 품어본 사람이라면, ‘어떻게 살아야 하지’ 그런 고민을 가진 사람이라면 공감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어요. 저처럼 IMF를 겪긴 했지만 너무 그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지는 못했을, 동세대나 더 젊은 세대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달함에 있어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선뜻 출연했죠.”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윤정학은 어찌 보면 모두가 고통스러웠던 시대 안에서 얄밉게 보일 수도 있다. 어떤 면에선 지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인물이지만 내재된 욕망이나 저마다의 삶의 방식 등을 염두에 두고 바라본다면 공감할 여지가 충분하다.
“저 역시 기회주의자일 때가 있고, 잃기보단 갖고 싶고, 놓치기보다 쥐고 싶고 그런 사람으로서 많은 선택의 순간들이 온전히 행복하고 유쾌하고 좋지만은 않거든요. 죄책감이 들거나 후회가 되거나 회한에 젖어들 때도 있죠. 내가 잘 살고 있나 생각이 들고. 그런 저 자신을 통해서 주변을 이해하고 들여다보게 되는 거 같아요. 윤정학은 평범하지만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형태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유아인’ 이라는 이름값에 비해 다소 적은 비중, 게다가 자칫 비호감이 될 수도 있는 캐릭터, 아픈 현대사를 다룬 메시지를 강조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김혜수를 비롯한 많은 영화 관계자들은 그의 선택을 두고 “용감하다”고 평했다.
그는 이에 대해 “보편적인 기준에서는 쉽지 않은 선택일 수도 있지만, 내 기준에서는 가장 편안한 선택이었다. 내가 하고 싶다면, 그것이 행복하고 마음이 편안한 게 아닌가. 새로운 도전이, 그 때마다 나를 이끄는 선택을 하는 게 가장 좋다”며 쿨하게 말했다.
“인생의 타이밍이란 누구에게나 중요하죠. 저 역시 그래요. 미리 조급해하거나 걱정하기 보단, 뭔가를 부자연스럽게 그리고 꿈꾸기 보단 그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지 안에서 가장 좋은 선택을 하려고 해요. 모든 게 완벽한 작품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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