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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영은 대학에서 처음 연극을 본 뒤 연기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사진|유용석 기자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이주영은 체육과로 대학을 진학했다. 이후 연극영화과로 편입,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독특한 이력을 지닌 이주영은 처음으로 흥미를 느낀 것이 ‘연기’라고 했다.
그는 “고등학생 때는 하고 싶은 게 없었다. 장래희망도 없었다”며 “공부를 하면서도 꿈이 없었다. 제가 다니던 학교에 체육 입시반이 있었는데 거길 들어가면 야자도 안 하고 수업 시간에 운동장에서 운동을 할 수 있었다. 활동적이고 움직이는 걸 좋아해서 체육 입시반에 들어가 입시를 준비했다. 대학은 한 곳만 지원했는데 논술 시험으로 체육과에 합격했다. 책 읽는 걸 좋아했는데, 그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1학년 때 교양 수업에서 연극을 접했다. 머리를 ‘띵’ 맞은 것처럼 너무 재미있어 보였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씩 연극을 보러 다녔다. 처음에는 관전자로 보다가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사람들이 부러웠고 내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번 마음을 먹으면 바로 해야 하는 성격이라 연극영화과로 편입했다”고 말했다.
2012년 영화 ‘조우’를 시작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이주영은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채워 넣고 있다. 영화 ‘꿈의 제인’ ‘춘몽’ 등에 이어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등에 출연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번 꽂히면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하는 편이라는 이주영은 “적성에 맞고 지금 하는 일이 재미있다.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다. 언제 무엇에 꽂힐지 알 수 없지만, 연기가 의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작품 할 때마다 늘 힘들지만, 끝나면 다음 작품을 하고 싶은 마음이 어디서 오는지 모르겠다”며 “뭐가 좋아서 하고 있나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지금이 좋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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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영이 위로를 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
지금까지 연기를 하면서 지친 순간도 있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슬럼프가 오기도 했다. “저보다 작품을 많이 한 문소리 선배와 한예리 선배에게도 여쭤봤다. 그런데 저랑 별다를 바 없는 고민을 하는 게 놀라웠다.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이나 노하우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더라. 배우는 끝까지 이겨내야 하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주영은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단다. “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고, 항상 선택받아야 하는데 대한 스트레스도 있다”고 밝힌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노력들을 했다. 애니어그램 상담도 받고 선배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이주영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동안 치유가 됐다. 시간이 해결해주는 경우도 있더라”며 “신기한 건 작품을 해도 스트레스고 들어가지 않아도 스트레스다.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다들 그렇더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자연스럽게 슬럼프에서 빠져 나왔다는 이주영. 하지만 언제 다시 찾아올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괜찮아졌다. ‘오늘의 탐정’을 하면서 치유된 것도 같다”고 말했다. 차기작을 보고 있다는 이주영은 가볍고 밝은 멜로도 해보고 싶단다.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캐릭터도 연기해 보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영화 ‘소공녀’의 안재홍, 이솜처럼 독특하고 리얼하고 현실적인 멜로도 도전해보고 싶단다. 실제 연애에 대해서는 “일과 사랑을 동시에 하지는 못하는 편”이라며 “지금보다 여유가 생기면 하고 싶다. 타이밍도 중요하지 않겠나. 저에게 맞는 타이밍과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이주영은 한때 ‘스타’를 꿈꾸기도 했다. 사람들이 알아봐주길 바랐다는 그는 “지금은 천천히 하고 싶다. 쉽게 얻으면 쉽게 잃게 될 것 같다”며 “저는 살아오면서 크게 힘든 게 없었다. 대학교를 갈 때도 그랬고, 중고등학생 때도 열심히 안 해도 성적이 잘 나왔다. 어떻게 보면 쉽게 좋은 평가를 받았고 잘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연기에서도 쉽게 정점을 찍었으면 아마 오래하지 못 했을 거다.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직 갈길이 멀어서 다행이다. 천천히 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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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영은 뭐가 좋은지 모르겠다면서도, 연기하는 지금이 좋다고 말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
이주영은 “어떤 사람들은 내가 출연한 작품을 보고 위로를 받고 치유가 됐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그런 것들이 믿기지 않았다. 내 연기를 보고 그런 마음을 느낀다는 것에 의심했다. 그런데 요새는 그런 말들을 되새기고 있다”며 “그게 저에게도 위로가 됐다. 헛으로 연기하는 건 아니구나 싶다"고 고백했다.
“한 명이라도 위로가 된다면 그것 때문에 연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한 이주영은 아직도 연기를 계속해야만 하는 확신은 없다고 했다. 다만 그는 ‘연기’를 통해 자
“연기하면서 나도 알아가고 사람들도 알아가는 것 같아요. 전 굉장히 자기중심적인 성향인데, 다른 사람들을 알아가는 게 힘든 것도 있어요. 제 안에만 갇혀있는 편이죠. 그런데 연기를 하면서 날 알아가고 다른 사람들을 알아가고 힘들지만 경계를 허물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계속 노력하는 것 같아요.”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