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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멸 감독. 사진|강영국 기자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오멸 감독이 ‘인어전설’로 다시 한번 제주도의 이야기를 들고 왔다. 이번엔 해녀의 삶을 화면 안에 담았다.
6일 오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인어전설’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오멸 감독을 비롯해 배우 문희경 전혜빈이 참석했다.
‘인어전설’은 제주 해녀들의 우여곡절 싱크로나이즈드 도전기를 그린 무공해 코미디 영화다. 제주 4.3 사건을 다룬 영화 ‘지슬’로 세계 최고의 독립영화제 중 하나인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독립 영화계의 거장 오멸 감독 작품이다.
오멸 감독은 “감회가 복잡하다. 해녀 이야기를 옮기려고 발버둥 쳤는데 잘 전달될지는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복잡하다”고 말했다.
오멸 감독은 제작비 때문에 고민하기도 하고 길을 잃기도 했다고. 그는 “후반 작업도 못 하는 상황이 있었다. 그 시간이 길었고 배급사를 만나는데도 복잡한 사연이 있다 보니까 시간이 많이 흘렀다. 개인적으로 개봉 못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까 노고에 답하지 못하는 마음에 부담됐다. 오늘 이렇게 나와서 감사드린다”고 고백했다.
또한 오멸 감독은 문희경과 전혜빈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오멸 감독은 “문희경 선배는 제주 지역 출신이다. 많은 활동을 하고 있고 지역 이야기에 선뜻해줬다. 현장에서도 지역 주민이 되어 있었다. 작품에서 또다른 배우로서 적합한 모습이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혜빈 씨는 ‘천생연분’ 나올 때부터 매력있게 봤다. 발랄함이 좋았다. ‘정글의 법칙’ 때문에 또다른 매력이 있었다. 굉장히 건강미인이다. 현장에서도 쾌활하게 끌고 가줬다. 끝까지 버텨준게 감사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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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희경 사진|강영국 기자 |
문희경과 전혜빈은 오멸 감독의 팬이었다고. 문희경은 “‘지슬’ 보고 궁금했던 감독이다. 해녀 이야기를 기획한다는 말에 제주 출신 배우가 해야된다고 생각했다. 사투리를 써야되고 제주의 정서를 알아야 했다. 저 사투리 잘 쓴다. 그 역할에 적합해서 하게 됐다. 제주 해녀의 모습과 어머니 상을 보여줄 수 있어서 잘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혜빈은 “제주도에서 함께 촬영하면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영광스럽게도 훌륭하신 문희경 선배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쁨을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오멸 감독은 해녀의 이야기를 끌고 온 이유를 공개했다. 그는 "해녀 삶을 들여다보면 저희집 어머님도 해녀고 물질을 했다고 한다. 밝은 구석을 찾기가 힘들다. 해녀 어머니를 두고 있는 집을 보면 어머니가 물에 젖어서 들어오고 곧바로 옷 갈아입고 밭에 나간다. 우리 친구가 잘못하면 소리 지르면서 욕하고 목소리 자체가 고막이 안 좋아진다. 되게 거칠다. 그분들의 삶이 고단해보인다. 그런데 그 고단한 것 이외에 삶을 어떻게 즐거운 모습을 발견할 방법이 없을까. 해녀 분들의 즐거운 이야기 안에서 간접적으로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까하다가 싱크로나이즈와 매치시켰다"고 털어놨다.
또한 문희경은 “이 영화가 2015년 9월 시작해서 2016년 1월 끝났다. 3년 여 시간 뒤에 개봉하게 됐다. 촬영하면서 저예산 영화다보니까 저랑 전혜빈이랑 다들 고생하며 찍었다. 저희가 직접 잠수하고 물질하면서 수중 촬영까지 했다. 생사 넘나들며 찍었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다. 이 작품을 위해 전력질주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늦게라고 개봉할 수 있어서 좋다. 제주 해녀의 이야기지만 여자들의 우정도 있고 다양한 감동이 있다. 전혜빈이랑 케미가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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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혜빈 사진|강영국 기자 |
전혜빈은 “영화 촬영장이 즐거웠다. 힘들고 그랬지만 동깅이가 촬영 감독이었다. 배우가 많지 않으니까 카메라를 세워놓고 1인 몇 역씩 맡아서 촬영했다. 그 당시에는 오멸 감독님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영화를 만들고자 큰 꿈을 갖고 했다. 영화를 보면서 좋았다. 힐링도 됐다. 순수한 웃음을,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멸 감독은 제주도를 연인이고 친구고 감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주어진 한계가 많다. 간접적으로 돌려있지만 감정이나 여전히 제주도에는 바다나 그런 공간이 본래의 모습과 다른 것으로 변화했다. 이 작품을 편집할 때 감독님은 제주도를 오래전 추억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그렇다 싶었다. 1990년대까지 보고 느끼고 만났던 공간을 찾고 있었다. 계속 사라지고 있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부터 감옥까지 그런 공간이 요즘 들어서 흩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역 사회의 발전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48살인 저를 비롯해 저와 같은 사람에겐 삶이 바뀌고 있다. 1~2년을 계속 바뀌었다. 옥자가 감수광을 부를 때 울컥했다. 추억의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제주도가 아닌 곳에서 제주도의 이야기를, 몇 년 전의 제주도 사람들을 만난 울컥함이 있다. 애정과 잔인한 곳이다. 섬이 주는 콤플렉스가 있다. 감옥 같았다. 그 이야기도 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제주도는 애정과 애증의 공간”이라고 고백했다.
문희경 역시 “제주도를 탈출하고 싶었다. 넓은 곳을 펼치며 살고 싶었다. 제주도를 벗어나는게 소원이었다. 지금 이렇게 화면을 보니까 축복 받았다는 생각도 그렇고 그래서 배우 생활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돌아갈 고향이 있다는 따뜻한 위로, 제주도 풍광을 보면서 난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혜빈은 “많은 분들이 제주도를 사랑한다. 제주도는 어디서도 범접할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있다. 너무 많은 관객들이 제주도를 점령하고 있다. 감독님 말씀하실 때 공감했다. 많은 제주의 아름다움이 없어지고 있다. 제주도민의 집은
‘인어전설’은 15일 개봉한다.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