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보고 싶은데 입맛에 딱 맞는 작품이 없다고요? 보고 싶은 영화에 마땅한 정보가 없다고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상업 영화 외에도 최신 개봉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골라주’는 코너로, 예비관객들의 영화를 향한 호기심을 살살 긁어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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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잎들’ 사진=(주)영화제작전원사, (주)콘텐츠판다 |
[MBN스타 김솔지 기자]
제목 : 풀잎들
감독 : 홍상수
출연 : 김민희, 정진영, 기주봉, 서영화, 김새벽, 안재홍, 공민정, 안선영, 신석호, 김명수, 이유영
상영시간 : 66분
개봉 : 10월 25일
◇ 풀잎들
홍상수 감독의 22번째 장편영화이자, ‘오!수정’ ‘북촌방향’ ‘그 후’에 이은 네 번째 흑백영화다.
지난 2월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의 문을 여는 첫 작품으로 공식 초청, 전 세계 최초로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제56회 뉴욕영화제 메인 슬레이트 부문 및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잇따른 초청을 받았으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되며 3차례 상영 모두 객석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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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잎들’ 사진=(주)영화제작전원사, (주)콘텐츠판다 |
◇ 감정의 샘
외진 골목 안 한 커피집.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은 각자 대화를 나눈다. 아름(김민희 분)은 이를 관찰한다. 그리고 기록한다.
커피집 안 사람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는 다양하다. 친구의 죽음을 두고 싸우다 화해하는 미나(공민정 분)와 홍수(안재홍 분). 남는 방에 얹혀 살고 싶다는 창수(기주봉 분)와 난감해하며 이를 거절하는 성화(서영화 분). 한 달 정도 펜션에서 지내며 공동 집필을 해보자는 경수(정진영 분), 그런 경수에게 “남하고 섣부르게 생각을 섞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라며 충고하는 지영(김새벽 분). 죽은 친구의 연인 순영(이유영 분)을 다그치는 재명(김명수 분) 등이 있다. 이들은 밤이 깊도록 커피집을 떠나지 않는다.
아름은 커피집에서 만난 이들에게는 말을 아낀다. 두 귀와 노트북 위에 얹어진 손으로 그들의 삶에 침범하지만, 이 외의 것들론 거리를 둔다. 다만 동생 진호(신석호 분), 동생의 연인 연주(안선영 분)와 만났을 땐 예외다. 동생 커플에게 “서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슨 결혼이냐” “다들 그렇게 결혼해서 불행하게 사는 거다”라며 결혼에 대해 일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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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잎들’ 사진=(주)영화제작전원사, (주)콘텐츠판다 |
◇ 그저, 풀잎들
영화는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힘을 가졌다. 흑백 화면을 가득 채운 이들은 사랑과 죽음, 삶의 무게 등 현실적인 이야기를
카페 바깥의 자리한 화분에는 풀잎들이 자라나고 있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이것들은 삶의 순환과 자연스러운 이치로 빗대어 받아들여진다. 연약하고 수없이 흔들릴지라도 의연하게 존재하는 누군가의 모습처럼.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