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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훈이 '배반의 장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태원엔터테인먼트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정상훈(40)은 능청스러운 표정과 말투로 분위기를 리드했다. 유쾌하고 긍정적인 정상훈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모습 그대로였다.
정상훈은 영화 ‘배반의 장미’(감독 박진영)에서 청산유수 입담의 소유자지만 글만 못 쓰는 시나리오 작가 심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배반의 장미’는 슬픈 인생사를 뒤로하고 떠날 결심을 했지만 아직 하고픈 것도, 미련도 많은 세 남자와 한 여자의 특별한 하루를 그렸다. 연극 ‘사랑은 죽음보다 어렵다’가 원작이다.
정상훈은 “코미디 연기가 제일 어렵다”고 했다. 그런 부담을 뒤로하고 ‘배반의 장미’에 출연한 것은 “앙상블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는 “충돌해서 오는 시너지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윌 페렐, 벤 스틸러, 잭 블랙와 같은 배우가 되길 바란다는 그는 tvN ‘빅 포레스트’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신동엽을 언급하며 “정말 존경한다. 연기를 진짜 잘한다. 배울 점도 많다. ‘빅 포레스트’도 그래서 했다”고 설명했다.
‘배반의 장미’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김인권이다. 그는 “(김)인권이는 ‘해운대’ ‘광해:왕이 된 남자’ 등에서 자기 역할을 잘 수행했다. 되게 유쾌하지 않나. 그래서 기대를 많이 했다. 사람이 착하고 선하다. 웃음에 대한 욕심도 없고 앙상블이 정말 잘 맞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서로 아이디어를 묻기도 하고 잘 흘러갔다. (손)담비, (김)성철하고도 그랬다. 성철이도 정말 자기 몫을 잘해서 재미있게 촬영했다”며 미소 지었다.
정상훈은 ‘배반의 장미’ 배우들과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더 좋은 장면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tvN ‘SNL코리아’를 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힌 그는 “이번에도 애드리브를 많이 던졌다. 편집할 때 좋은 무기가 없으면 안 된다. 성철이랑도 이런 감정은 어떨까 이야기도 많이 했다”며 호흡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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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훈은 `배반의 장미` 출연 이유 중 하나가 김인권이라고 밝혔다. 제공|태원엔터테인먼트 |
정상훈은 “‘SNL코리아’를 할 때는 매주 모여서 브레인스토밍을 했다. 덕분에 노하우가 생겼다”며 “감독님이 편집할 때 쓰고 싶은 장면이 없으면 안 되지 않나. 그래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만들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어디까지 수위를 갖고 가느냐”도 고민했다. 정상훈은 “주제가 무겁지 않나. 이걸 너무 희화화 시키는 게 맞나 이런 생각을 했다”며 “테이블 리딩을 하면서 톤을 맞췄다”고 말했다. 정상훈은 무대 연극과 영화의 매력은 또 다른 것 같다며 “‘배반의 장미’는 충분히 독특하고 실험적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극중 인물들처럼 힘든 순간은 없었을까. 정상훈은 힘든 순간이 있었지만 극단적인 생각을 한 적은 없다고 했다. 그는 “안 좋은 일은 한 번에 찾아오더라”며 “인간적인 배신부터 정말 희한하게 여러 가지 일들이 생겼다. 술도 먹고 오락도 해보고 그렇게 위안을 받으려고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런 정상훈에게 힘이 되어준 건 만화 ‘나루토’. 정상훈은 “정말 위안을 얻었다. 나루토의 일대기를 보면서 결국 자기와의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나쁜 사람일 수도 있고 착한 사람일 수도 있다. 그건 내가 결정한다”며 “나루토는 친구에게 무시당하고 부모도 없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치지 않고 쓰러지지 않는다. 그걸 보면서 긍정의 힘을 느꼈고 위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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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훈은 개그맨이라는 일부의 오해 덕에 지금의 자신도 있다며, 고맙게 받아들였다. 제공|태원엔터테인먼트 |
정상훈은 고민의 경중을 따질 순 없다고 했다. 다만 “사람에게 상처받지만 위로해 주는 것도 사람이다. 이 영화도 그런 게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인터뷰 내내 긍정적인 기운을 발산한 정상훈. 그동안 사람들에게 코미디언으로 인식됐던 그는 JTBC ‘품위있는 그녀’를 통해 배우 정상훈을 각인시켰다. 여전히 그를 오해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그는 “감사하다”고 했다. ‘양꼬치엔 칭따오’라는 유행어도, ‘SNL코리아도’도 그에겐 소중하다. 그는 “지금 이렇게 인터뷰할 수 있는 것도 다 그 덕분 아니겠냐”고 했다.
“제가 아무리 배우 정상훈이라고 말해도 평가는 대중이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만들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