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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빈이 `협상`에 이어 좀비사극 `창궐`로 스크린을 공략한다. 제공| NEW |
“변화하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선택한 작품들을 예기치 않게 한꺼번에 선보이게 됐어요. 벌써 지겨워지시진 않을까 걱정이에요.(웃음) 하나 둘 공개될 때마다 오히려 더 긴장되네요.”
추석 연휴에 개봉했던 ‘협상’에 이어 조선판 좀비 버스터 ‘창궐’(감독 김성훈)로 다시 만난 현빈은 이 같이 말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오는 12월에는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으로 안방 복귀도 앞두고 있는 그는 “작품이 이어지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론 소진에 대한 우려도 있다. 조금은 혼란스럽기도 하다”며 묘한 표정을 지었다.
‘협상’ 때보다도 더 긴장한 듯 보이는 그에게 “(잦은 노출에) 여유가 좀 생겼을 법도 한데 오히려 더 걱정이 많아 보인다”고 물으니, “이상하게 그렇다. 오히려 더 떨리고 잡념이 많아진다”는 답이 돌아왔다. 워낙 신중하고 답변 하나하나에도 진심을 담아 말하는 그이기에 더 묻지 않고, 좀 더 들어 보기로 했다.
전역 후 첫 사극 영화인 ‘역린’(2014)을 시작으로 북한 특수 요원으로 분한 ‘공조’(2016), 사기꾼으로 나온 ‘꾼’(2017), 악역으로 파격 변신한 ‘협상’(2018), 그리고 25일 개봉을 앞둔 ‘창궐’까지. 캐릭터는 물론 장르, 소재를 가리지 않고 쉼 없이 변화해 온 그에게 “유독 스크린에서 변화의 폭이 큰 것 같다”고 하자, “그런 것에 끌린다. 안 해 보고 낯선 것, 그래서 매번 너무 힘들지만 하나하나 난제를 풀어가면서 얻는 성취감이 굉장하다. 아직까지 두려움 보단 설렘이 더 크기에 자꾸만 새로운 것에 눈을 돌리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창궐’ 속 현빈은 친숙한 듯 새롭다. 거친 액션부터 굴곡이 큰 감정선까지 지금까지 쌓아온 장기들을 집대성 해 보여준다. 캐릭터 자체만 보면 여타의 히어로 물에서 봐 온 전형성을 지녔지만, 한 번에 다채로운 걸 다 보여준 적이 없는 그이기에 보다 풍성하고도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만화 같은 요소가 많아 불안한 면도 있었지만 주인공이 성장해가는 모습이 탄탄하게 담겨 좋았다”는 그는 “‘야귀’의 비주얼에 대한 기대감도 컸고 과감한 시도들이 많아 신선하게 느껴졌다”며 애착을 드러냈다.
“여운이나 메시지가 깊이 남는 작품도 좋아하지만 두 시간동안 정신없이 즐길 수 있는 팝콘 무비 또한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환경에서 작업하면서 배운 게 많았고 개인적으로는 얻은 게 많았던 현장이었어요. 이 작품을 통해 제 연기가 업그레이드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저도 모르게 다음 작품에서 묻어날 거란 기대는 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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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빈은 새로운 도전과 변화에 대해 여전히 목말라 했다. 제공| NEW |
그러면서 “사극이라는 장르적인 특성을 비롯해 장치적인 도움 덕분에 친한 형이라는 생각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었다. 연기할 땐 (형이) 눈빛이 확연하게 달라지더라. 형의 경우는 나와 친분 때문에 몰입이 안 될까봐 걱정이 컸다고 하더라. 다행히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오히려 자유롭게 다양한 시도를 마음 놓고 할 수 있어서 편안하고 좋았다고 하더라. 나 역시 그랬다”고 덧붙였다.
원톱 주연인 만큼 더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고, 처음 접하는 고난이도 미션을 하나 하나 수행해가며 성취감과 함께 기대감도 커졌단다. 흥행에 대한 압박감은 또 어떻고.
“캐릭터의 내면을 깊이 있게 풀어내며 액션의 맛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이라 여러모로 신경 쓸 게 많았던 것 같아요. 제가 평소 사생활을 공개하거나 친근감을 주는 배우는 아니잖아요(웃음)?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전부이기 때문에 (작품을 통해)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하는 욕심이 나날이 커지는 것 같아요.”
현빈은 “쉼 없는 여정에 다소 지칠 때도 있지만, 하고 싶은 무언가가 생기면 그것
“많은 선배님들의 말씀처럼 연기란 건 참 할수록 더 어려운 것 같아요. 항상 두렵고 ‘내가 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게 하지만 그것을 풀어냈을 때의 카타르시스와 뿌듯함 때문에 더 빠져드는 것 같아요. 오래도록 이 설렘을 간직하고 싶어요.”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