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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처절한 구애의 밤을 그려보고 싶었다.”
전작 ‘비치온더비치’를 통해 솔직하고 개성있는 여성 캐릭터를 선보인 정가영 감독이 새 영화로 돌아왔다. 정가영 감독의 두 번째 영화 ‘밤치기’는 단 하룻밤을 그린 작품이다.
가영(정가영)은 술자리에서 우연히 만난 진혁(박종환)에게 첫눈에 반하고, 영화 자료 조사를 핑계로 도움을 요청한다. 다시 만난 두 사람. 가영은 남녀간의 성행위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명목 하에 민망한 질문들을 쏟아낸다. 두 사람은 자리를 이어가며 이야기를 나눈다.
진혁은 발칙한 가영의 질문에 대답을 이어가면서도 당황스러워한다. 가영의 고백에 난감해하는 그는 선배 영찬을 불러낸다. 영찬은 가영에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한다. 엇갈린 이들의 마음과 달리 밤은 깊어간다.
원나잇 토크 무비를 표방한 ‘밤치기’는 발칙하고 노골적인 대사들을 끊임없이 펼쳐낸다. 진지하고 집요한 가영의 질문들과 솔직한 진혁의 답변은 묘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직접 각본을 쓴 정가영 감독은 능청스러운 연기로 현실감을 높인다. ‘양치기들’ ‘원라인’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박종환 역시 섬세한 표정과 자연스러운 연기로 몰입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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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벽’ ‘병구’ 등을 연출한 형슬우는 짧은 분량에도 깊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배우들은 감독과 함께 자신들의 의상 중 캐릭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입고 등장한다. 이러한 노력은 배우들의 캐릭터를 더욱 생동감 넘치게 한다.
당돌하고 발칙한 정가영 감독의 각본과 연출, 연기가 조화를 이룬 ‘밤치기’는 신선한 매력을 지녔다. 대화만으로 긴장감을 자아낸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물론 우리 주변에서 듣고 보아온 지질하고 처절한 구애기를 화면 안에 펼쳐냈다는 점에서 매력도를 높인다.
“처절한 구애의 밤을 그리고 싶었다”는 정가영 감독은 자신의 바람을 영화 속에 완벽하게 녹아냈다. 다만, 이 처절하고 발칙한 구애기가 관객에 따라서는 불편할
‘밤치기’는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 감독상과 올해의 배우상 수상을 시작으로 제47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제17회 뉴욕 아시안 영화제, 제20회 타이베이영화제,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등 국내외 영화제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11월 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84분.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