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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박경림이 이미 정평이 난 토크 실력만큼이나 뛰어난 관객과의 소통 능력을 선보였다.
19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삼성홀에서는 '박경림의 리슨 콘서트'가 열렸다.
지난 1999년, '토크 콘서트'를 국내 최초로 대학로서 시작했던 토크의 여왕 박경림이 개최한 이번 콘서트는 '리슨 콘서트'.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박경림이 관객의 이야기를 듣는 새로운 콘셉트의 공연이다.
이번 공연의 목적은 관객들의 사사로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박경림은 "어려서부터 이야기하면 친구들이 웃어줬다. 그래서 신이 나 어른이 돼서도 모두가 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줄 알고 어딜 가도 말을 많이 했다. 어느덧 마흔이 되고 언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 고민했다"라고 운을 뗐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여럿 겪었다고 언급한 박경림은 "(여러 일들을 겪으며)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을 깨닫게 됐다. 그래서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 터가 돼주고 싶다. 말하는 사람에서 듣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공연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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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림은 또 "이 시간은 오롯이 여러분들 말에 귀를 기울이겠다.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도록 하겠다. 그 모든 기록들을 국가 기록원, 자료 센터에 남겨볼까 한다. 그래서 대한민국 콘서트 최초로 속기사를 불렀다"면서 속기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해당 자료는 SNS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이날 공연은 '리슨 콘서트'답게 관객과의 소통이 주를 이뤘다. 쌍둥이 딸을 낳은 후 산후 우울증을 앓은 아기 엄마부터 박경림과 이름이 같아 사는데 득을 많이 본 여성, 트로트 가수가 꿈이라는 중년 여성, 하정우가 좋아서 영화 제작발표회 영상을 찾아보다 박경림의 팬이 된 여고생, 과거 음악차트 1위를 했다던 가수 PK 헤만, 할머니가 자신의 존재 이유라는 손녀까지 박경림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 재치 있는 진행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뿐 아니라 박경림은 그동안 토크 콘서트에 조인성, 정우성, 택연, 홍경민, 이문세 등 화려한 게스트를 초대했던 인맥의 여왕답게 이번 콘서트에서 역시 특급 게스트를 깜짝 공개 관객석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박경림이 "이분은 제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신 분이시다. 방송가 대세의 아이콘이다. 이준기 씨, 조인성 씨보다 더 멋지다"라고 소개를 하며 무대로 불러들인 사람은 27년 지기 절친 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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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홍은 박경림이 "제가 박수홍 씨 팬클럽 출신이다.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만났다"고 인연을 이야기하자 "(당시) 국립극장 앞에서 완벽한 남학생을 봤다. 저를 보면서 배우세요?라고 묻더니 대뜸 연락처를 가르쳐달라더라. 그래서 알려줬다. 저에게 말 건 사람이 그동안 아무도 없었다. 내가 운이 좋은가 보다. 많은 사람들 중에 내 삶에 가장 중요하고 여동생이 생겼다. 제 삶 속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수홍은 "예전엔 스트레스가 많았다.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한테 내가 받아서 삭혔다. 스트레스는 그 사람의 몫이다. 그 사람에 돌아가야 한다"면서 "남의 말에 매달려서 살면 안 된다. 본인이 하고 싶은 거 해야 한다"고 참석자에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관객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약 2시간 30여 분간의 공연을 풍성하게 채
ksy70111@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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