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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덕분에 모든 게 그럴 듯하다. 스릴 넘치는 항해를 이어 가지만 진실이 까발려지자 급속도로 진부해진다. 예상 했던 참극이 차례로 터져 나오더니, 결국 비겁한 끝맺음으로 허망함을 자아낸다. 곱씹을수록 찝찝할 수밖에 없다.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스’(2016)를 원작으로 한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은 완벽해 보이는 부부 모임에서 한정된 시간 동안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 문자, 카톡 등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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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완벽한 사람들이 없는데, 이 핸드폰은 너무 많은 걸 가지고 있다”는 극 중 석호(조진웅)의 말처럼 7명의 친구들은 적게는 하나씩 많게는 여러 개씩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원칙주의자 변호사 태수(유해진)과 지고지순한 가정주부 수현(염정아), 배경 말곤 다 갖춘 이상적인 남편 석호(조진웅)와 배경마저 빵빵한 정신과의 예진(김지수), 바람둥이 꽃중년 준모(이서진)와 순수한 명랑 쾌활 수의사 세경(송하윤), 그리고 은근 소회되는 다혈질 백수 돌싱남 영배(윤경호)까지. 위험한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친구에게 비밀로 한 일정이나 다른 사람에게 했던 뒷담화, 수습 중이기에 아직 배우자에게 말하지 않는 문제 등 크고 작은 비밀들이 베일을 벗기 시작한다.
그리고 하나 둘씩 ‘불편한 진실’은 밝혀지자, 완벽한 친구들은 타인이 되고야 만다. 아쉬운 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을 굉장히 진부한 일화로 풀어냈다는 점, 웃음을 자아내는 데 있어 역시나 빠지지 않는 성적 코드와 불륜, 구시대적이고 획일적으로 그려진 여성 캐릭터들, 무엇보다 흥미로운 질주 끝에 마주한 비겁한 결말과 허망한 메시지가 제대로 뒷통수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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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5분. 손익분기점은 약 180만명이다.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