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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 ‘나’ 뮤직비디오 화면 캡처 |
[MBN스타 신미래 기자] 박원이 심오한 질문을 던졌다. 현대인들의 사회 속 외로움을 꾸밈없이 보여줬다.
지난 1일 박원의 새 미니앨범 'r'이 발매됐다. 이날 타이틀 곡 '나/rudderless' 음원과 함께 뮤직비디오도 공개됐다.
타이틀 곡 '나/rudderless'는 누군가에게 상처도 줄수도, 받을 수도 있는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닌 우리의 이중적인 모습을 그려냈다.
뮤직비디오 역시 가사처럼 심오한 내용이 담겨 있는데, 이에 대해 살펴보았다.
◇ 얼굴을 가린 남자
타이틀 곡 '나/rudderless' 주인공으로 보이는 남자는 얼굴을 가린 채 등장한다. 이 남자는 마지막까지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데, 이는 특정한 누군가가 아닌 '나', 즉 우리 모두를 의미한다.
검은 테이프(천)으로 둘러싸인 얼굴은 답답하고 다소 기괴해 보이는데, 여러 사람들 속에서 방황하는 외톨이의 남성을 대변하는 마음으로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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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 ‘나’ 뮤직비디오 화면 캡처 |
◇ 동료마저 얼굴을 잃다
타이틀 곡 '나/rudderless'에서 남자는 공동체에서 유일한 외톨이였다. 사람들을 그를 무시하고, 심지어 짓밟으며 즐거워한다. 이 부분에서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명확하게 나뉜다.
하지만 여자 동료가 다수의 동료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남자를 도와주면서 이야기를 달라진다. 여자는 자신보다 불행한 이들 위로하면서 큰 위로를 받고, 남자는 이 과정에서 더욱 자괴감을 받는다. 또 다수의 동료들은 여자가 남자를 도와준 후로부터 여자까지 무시하고 외톨이로 만들어 버린다. 심지어 남자도 여자를 애써 외면해버린다.
결국 여자는 남자와 똑같이 천으로 얼굴을 덮어 자신의 표정, 마음을 숨긴다. 여자가 현실을 보지 않으려, 외면하기 위해 얼굴을 가린 것으로 보인다. 또는 그도 외로움을 겪게 됐다는 것으로도 비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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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 ‘나’ 뮤직비디오 화면 캡처 |
◇ 얼굴을 찢는 모습
남자는 자신으로 인해 따돌림을 겪은 여자에 죄책감을 갖으며 괴로워한다. 특히 자신도 겪은 일이었음에도 여자를 도와주지 않고 외면해버리고 마는 모습에 더욱 힘들어한다.
남자는 결국 자신의 얼굴을 감싸는 검은 테이프를 찢었고, 얼굴의 형태는 남아 있지 않게 된다. 이는 처졀한 몸부림으로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가 얼굴을 찢었다는 것은 자신을 감싸고 있던 괴로움, 외로움을 벗어나고자 함이다. 하지만 뮤직비디오 말미 여자는 사회 속 그자리에 얼굴을 검은 테이프로 덮은 채 들장하지만 남자의 모습은 없다. 사회 속 그의 자리는 빈자리로 보아 변화하더라도 삶은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듯 싶다. 혹은 검은 천으로 덮인,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우리 모두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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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 ‘나’ 뮤직비디오 화면 캡처 |
◇ 상징과 비유
'나/rudderless'의 뮤직비디오는 위에 장면들 뿐아니라 물 속에 서 있는 얼굴을 가린 남자, rudderless가 적힌 깨진 컵, 다수와 혼자 반대 방향을 걷는 모습, 루머가 적힌 종이들을 들고 다니는 남자의 모습 등 상징과 비유가 많이 담겨 있다.
일단 물 위에 서 얼굴을 가린 남자의 모습은 깊은 두려움에 빠져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루머의 종이를 들고 다닌다는 것은 루머에 휘말리고 있음을, 다수와 다른 방향을 걷고 있다는 장면은 어울리지 못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또 rudderless가 적힌 깨진 컵을 전후로 해서 사회 속 외로움을 느끼는 것에는 누구도 뜻하지 않게 가해자가 될수도 피해자가 될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 총평
'나/rudderless' 뮤직비디오는 가사를 되새기며 보면 더욱 와 닿는데, 직설적이고 현실을 꿰뚫는 표현으로 다소 불편함을 자아낼 수 있지만 공감을 자아낸다. 사회 속 구성원 모두가 외톨이가 될수도 혹은 자신도 모르게 외톨이를 만드는 가해
특히 ‘네가 겪은 불행은 사실 큰 위로가 됐고 나보다 힘들고 슬픈 사람만 찾아내며 용기를 내 그렇게 나는 남들과 다르다 믿겠지’라는 가사와 뮤직비디오 속 남녀주인공의 모습은 박원이 써내려간 메시지를 깊게 생각하는 계기를 줘 인상이 깊게 남는다.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