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성이 `명당`에서 흥선대원군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제공|메가박스플러스엠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지성(41)은 스스로를 노력형 배우라고 표현했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그는 연기를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꿈꿨다.
지성은 영화 ‘명당’(감독 박희곤)에서 흥선대원군 이하응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 분)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tvN 드라마 ‘아는 와이프’ 종영까지 누구보다 정신없는 시간을 보낸 지성은 “자고 일어났더니 감기까지 왔다”며 “몸이 드라마가 끝난 줄 아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성은 “드라마를 많이 하다 보니 영화 개봉 경험이 많지 않다. 영화를 계속 이어서 하고 싶어도 드라마 약속한 게 있고 그러다 보니 영화를 한 건 정말 오랜만이다. 내가 출연한 영화가 개봉하고, 극장에 내 얼굴이 걸리는 것도 신기하다”고 말했다.
지성은 실존 인물인 흥선대원군의 젊은 모습을 연기했다. “실존 인물이라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다”고 밝힌 그는 “첫 등장신이 ‘상갓집 개’로 표현되는 부분이다.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어려웠다. 등장에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은데 글자로 쓰여있는 건 한계가 있지 않나. 절제해서 연기해야 하는 건지 어떻게 표현하는 게 좋을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계속해서 “그 신이 아무래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바닥에 있는 전을 먹는 장면인데, 바닥을 기는 기분을 그때 처음 알았다. 시사회에서 실제로 보니까 더 기억에 남아있고, 배우로 가감 없이 표현하고 싶었는데 어색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고 그렇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 지성은 이하응을 `포용의 리더십`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제공|메가박스플러스엠 |
그동안 흥선대원군의 젊은 시절을 다룬 작품은 많지 않았다. 지성은 흥선대원군을 ‘인간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그는 “흥선대원군이 집권했을 때가 아니고, ‘파락호’로 불리며 목숨을 부지하던 위태로운 시간을 다뤘다. 누군가 날 죽일 수 있는 살얼음판 속에 살아가는 몰락한 왕족이었다. 얼마나 스트레스가 컸겠냐”며 “처음엔 자존심이 상했겠지만 그 다음에는 굴욕감이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성은 이하응을 ‘포용의 리더십’을 지닌 인물로 설정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누군가 이하응을 따랐고, 대장 노릇을 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어떤 부분을 따랐을까 싶었고, 정치색을 떠나서 포용하려는 의지가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의 다음을 아니까. 흥선대원군의 뒷이야기를 알아서 찍으면서 착잡한 마음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지성은 ‘땅’과 인연이 깊다. 과거 드라마 ‘대풍수’에도 출연한 적이 있다. 그는 “땅과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작품에 출연한 건 이번이 두 번째”라면서 “땅의 기운을 믿기보다는 어떤 것이든 노력의 결과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지성은 ‘명당’에 참여할 기회를 얻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배우, 감독님과 의기투합했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나도 잘 흡수돼서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만들어진 걸 보니까 시나리오보다 더 재미있게 나온 것 같아서 좋았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명당’에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랐다는 지성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다시 한번 내가 잘하는 것과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고 했다. 연기의 강점을 묻자 “난 감정을 표현할 때 진심으로 다가가는 것과 집중하는 법을 알고 있다. 아무리 진심을 갖고 있어도 현장에, 그 순간에 담아내지 못하면 헛것이다. 집중하는 것은 잘하는 편”이라고 담백하게, 겸손하게 답했다.
↑ 스스로를 `노력형`이라 평한 지성은 아직도 배울게 많다며 겸손해했다. 제공|메가박스플러스엠 |
지성은 “연기한 지 벌써 20년째다. 아직 부족한 게 많다”며 스스로를 “선천적인 능력보다 노력형”이라고 정의 내렸다. 이어 “처음엔 책을 외우고 감정을 외우고 승화시키는 과정을 거쳤고 어느 순간엔 계산하는 연기를 했다. 그걸 깨닫게 된 후 계산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 시기들을 견뎌야 했고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기술’보다 ‘감정’에 몰입하려 노력한다는 그는 “갈 길이 멀다. 아직 못 해본 게 있다. 연기를 즐기면서 못 해봤다. 즐기면서 마음껏 하고 싶다. 나만의 또 다른 부담감 때문에 즐기지 못 했다. ‘명당’을 계기로 감 잡은 게 있다. ‘아는 와이프’도 끝났고, 그런 부분을 정리해서 부족한 걸 채우고 싶다. 완벽을 추구한다는 건 아니다
“‘명당’을 많은 분이 봤으면 좋겠어요. 영화의 흥행 공식은 잘 모르겠어요. 다만 ‘명당’은 가족끼리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허구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인데, 가족끼리 함께 보고 그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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