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승우가 영화 ‘명당’ 인터뷰에서 자신의 연기관에 대해 이야기 했다.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
조승우는 책에 모든 답이 있다는 모범생처럼 연기의 답은 ‘대본’에 있다고 밝혔다. 대본을 파고들 정도로 연구하는 조승우는 캐릭터를 구축해나가는 자신만의 방법에 대해 털어놨다.
“연기의 모든 답은 대본에 있다고 생각한다. 드라마할 때도 마찬가지다. 대본 1, 2부까지 써놓고, 배우에게 주며, 출연 할지 안할지 결정하라고 한다. 1부 보고 작가가 뭘 쓸지 배우가 어떻게 아나. 대본 많이 나와 있지 않으면 (출연을) 안하려고 한다. 의도를 알 수 없지 않나.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글에 담겨 있는지, 아닌지 모르니까. 반면 이수연 작가는 대본을 많이 주고 뒤에 있을 내용을 알려주시니 작업하기 편안하다. 대본을 그렇게 받으면 파고, 파고 또 판다.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참고할 자료가 있으면 보기도 한다. 궁금한 거 있으면 감독님 또는 작님과 만나서 이야기하기도 한다. 기본적인 과정을 거치고 크랭크인해서 열심히 찍는다.”
대본을 보고 출연 결정을 짓는다는 조승우는 딱 한 작품만은 대본도 보지 않고 출연 결정을 내렸다. 바로 영화 ‘고고70’. 그는 최호 감독의 한마다에 가슴 끓는 열정을 느꼈다고.
↑ 조승우가 영화 ‘명당’ 인터뷰에서 자신의 연기관에 대해 이야기 했다.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
“‘고고70’은 대본을 보지 않고 결정했다. 최호 감독님이 찾아와 뮤지컬 공연 끝나고 커피를 마시는데 음악영화를 한다고 하더라. 70년대 음악 영화고 흑인 음악이라며. 밴드가 시대를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심장이 터질 것 같더라. 그때 ‘헤드윅’했을 당시인데 뮤지컬도 (출연 결정에) 한 몫한 게 밴드들이 있지 않았나. 이미 록 음악에 빠져 있는 상태였고, 그것에 대한 영화를 한다고 하니까 바로 한다고 했다. 시나리오 한 줄도 안 나온 상태에서 결정했다. 실제 문샤이너스 밴드가 섭외돼 함께 연기했다. 저희 집에 모여서 단체 리딩도 하기도 했다. (‘고고70’은) 내 새끼처럼 만들었던 작품이다.”
올해 조승우는 브라운관, 스크린을 넘어 무대까지 선다. 드라마 ‘라이프’, 영화 ‘명당’ 개봉 후 오는 11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통해 무대에 오른다. 2004년 초연부터 243회 출연, 지킬/하이드 역을 맡은 배우 중 가장 많은 출연 회차를 기록하며, ‘조승우=지킬앤하이드’라는 수식어를 완성시키기도 했다. 끊임없이 연기의 문을 두드리는 조승우는 ‘지킬 앤 하이드’로 관객 앞에선 소감을 전했다.
“때가 됐다.(웃음) 무대는 2년 쉬었다. 그 안에 드라마 ‘비밀의 숲’ ‘라이프’, 영화 ‘명당’ 세 작품이나 했는데, 많은 분들이 (제가 무대에 서길) 원하시고, 찾아주신다고 들었다. 저 또한 무대에 서고 싶었다. 저는 원래 무대 배우다. 무대 서는 것은 숨 쉬듯 당연한 일이다.”
↑ 조승우가 영화 ‘명당’ 인터뷰에서 자신의 연기관에 대해 이야기 했다.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
연기의 신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는 그는 카메라가 무섭다며, 대중에게 지금껏 털어놓지 못한 속내를 털어놔 놀라움을 안겼다. 몰입도 강한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았던 그의 입에서 예상치 못한 말이라 더욱 의아함이 들 수밖에 없었다.
“무대 두 달 연습하고 공연하는 게 저는 가장 안정적이다. 영화는 충분한 완성도를 높일 수 있지만 영화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매 신마다 다른 장소에서 촬영을 진행한다. 연기의 흐름을 가져가기 힘들다. 제가 경주마인데 못가는 거다. 이것은 아직도 제가 영화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아직까지 카메라가 편안하지 않다. 집중해서 연기하는 게 힘들다. 아마 평생 갖고 갈 것 같다. 제가 99년에 카메라 앞에 섰으니까 20년 되어 가는데 한결같이 무섭다는 것을 보면 (이 무서움이) 바로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 (카메라 앞에서) 불편함을 겪지만 무대 연기 하는 데 새로움을 주고 시너지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무대에서 연기하다 보면 더 과할 수 있고, 정형화된 연기를 할 수 있는데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지 못하면 큰일이지 않나. 그렇게 상호작용하면서 연기를 서로 다잡아 줄 수 있는 게 되지 않을까 싶다.”
조승우는 연기에 대해 명확했고, 확실했다. 그리고 작품 선택 역시 흐트러짐이 없었다. 그가 출연한 ‘라이프’ ‘비밀의 숲’, 영화 ‘명당’ ‘내부자들’ 등 확고한 스토리와 메시지가 있었는데, 그는 이를 되돌아 보며 자신의 선택하는 작품 기준과 배우의 소명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했다.
“뜻이 있는 작품만 하고 싶다. 작품 선택하는 것에 있어서 멋있고, 재밌고, 화려한 작품보다는 정적이고 밋밋할지라도 이 작품을 주려는 메시지가 확실한 작품을 선택하고 싶다.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조금이라도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작품이어야 한다. 그게 아니면 작품 할 의미가 없다. 배우가 즐거움만 주는 존재는 아니다. 연극 한 작
(인터뷰③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