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 이영화, 아들 돌연사 고백 “두고두고 후회, 극단적 생각도 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최지원 인턴기자]
가수 이영화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의 가슴아픈 사연을 고백했다.
지난 6일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는 1980년대를 풍미한 이영화의 파란만장한 인생스토리가 펼쳐졌다.
이날 이영화는 숨겨진 가정사를 공개했다. 21살 업소에서 만난 전 남편과 결혼, 아이를 낳았지만 이를 숨기고 데뷔했던 것.
이영화는 "아이한테 항상 미안하고 안타까웠던 게 어딜 데려가지 못했다. 항상 할머니가 애를 키웠다. 너무 뭘 몰랐다. 철이 없었던 거다. 남편이라는 것도 떳떳하게 얘기 못했다. 전 남편도 나름대로 속앓이를 했을거고 그런게 힘들었다. 남편은 남편대로 바깥으로 돌고 그랬다. 내 소원이 공원 같은데 애를 데리고 놀러가는 거였다. 그걸 끝내 한 번도 못 해봤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영화는 갑자기 세상을 떠났던 아들을 회상하며 “건강한 아이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영화는 “병이 있는 것조차도 전혀 모르다가 죽고 나서 ‘심근경색이라는 병으로 죽었습니다’라고 했을 때 ‘아! 왜 병원에 한 번도 안 데려갔을까’, ‘내가 나 바쁜 것만 생각하고 아이한테 관심이 너무 없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고 두고 후회하는 거다”고 말했다.
이영화는 “그 때 당시만 해도 ‘내가 이렇게 살 의미가 없는데 내가 이렇게 살아서 뭐해’ 하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되더라. 그러면서도 ‘내가 이 일로 다른 더 좋은 일을 생각해보자’ ‘내가 살아서 더 힘든 사람도 생각해보고 그런 쪽으로 살아보자’ 싶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당시 충북 청원에 있는 청애원이라는 곳에서 후원회장을 하며 장애인들을 무작정 도와줬다. 장애인들하고 같이 생활하는 게 내 병의 치유였다”고 설명했다.
아들이 세상을 떠날 당시의 나이는 29세. 이영화는 “자식을 먼저 보내는 건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도 못한다. 본인 자신만 알 수 있다 그 아픔은. 옆에서 아무리 같이 아파해줘도 그건 모른다”고 토로했다.
이영화는 “제 아들의 비슷한 나이 또래를 보면 주위 어떤 사람들은 제가 아들을 알고 있으니까 애들을 일부러 데리고 와서 저를 끌어주라고 한다. 그럼 ‘우리 아들’ 하면서 끌어준다”고 말했다. 그는 “어떨 땐 잊어버리고 있는데 주위 사람들은 다 알고 있으니까. 그 얘기를 안 했으면 좋겠는데 그 이야기를 꺼낸다. 그들은 위로한다는건데 저는 더 가슴이 아프다. 본인 아들을 데려와서 저를 위로해준다는 자체가 저는 너무 힘들다는 걸 그 사람들은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슬픔에 대해 담담히 이야기 하던 이영화는 끝내 차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이영화는 80년대를 주름잡았던 가수. 1979년 10월 데뷔해 '실비 오는 소리에' '멋진 주말', 모창 메들리 등을 발표하며 독특한 음색으로 국민적인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1981년 나미, 방미, 계은숙 등 당대 최고의 여가수를 제치고 MBC ‘서울국제가요제’ 신인 가수상을 수상하는 등 큰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던 1987년, 유뷰녀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방송 출연을 중단한 바 있다.
jwthe1104@mkinternet.com
사진 l TV 조선 방송화면 캡처[ⓒ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