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채서 /사진=MBN |
영화 '공작'에서 배우 황정민이 연기한 북파공작원 흑금성의 실제 모델인 박채서 씨가 영화에 대한 소회를 밝혔습니다.
지난 11일 방송된 정치시사 팟캐스트 '이박사와 이작가의 이이제이'에 출연한 전 북파공작원 박채서 씨는 영화 '공작'에 대해서 "한재덕 대표와 윤종빈 감독이 박근혜 정부 하에서 이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었을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이이제이'에 출연한 박씨는 "극 중 나를 연기한 황정민 씨와 가끔 골프를 함께 친다. 처음 만났을 당시엔 내가 '독기'가 덜 빠져있어서 황정민 씨가 나를 어려워했던 것 같다. 영화는 실제와 상황과 설정의 차이만 있을 뿐 대사와 내용 등은 대부분 같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영화에서 황정민이 리호남(이성민 분·본명은 리철)을 만날 때 몸에 녹음기를 설치한 모습은 실제와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씨는 "공작 기법은 국가 기밀이기 때문에 자세히 말할 순 없으나, 공작원은 북측 인사를 만날 때 녹음장치를 가지고 가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영화처럼 재래식 방법은 아니었다. 극소형의 장비를 남성의 신체(요도)에 삽입하는 방식을 택한다. 당시 녹음해 수집한 정보는 모두 안기부에 제출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영화 '공작' /사진=CJ엔터테인먼트 |
영화에서 흑금성이 북측 인사들에게 로렉스 가품 시계를 선물한 모습도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박씨는 "북에서는 결혼할 때 시계를 주고받는다. 북측 인사가 로렉스 시계를 한참 구경하고 있기에 한국에서 가품 시계를 사다가 선물한 적이 있다. 당시 북측 인사는 '법에서 허용하는 한 모든 편의를 봐주겠다'며 굉장히 반가워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육군 소령이었던 박씨는 안기부 소속 북파공작원으로 발탁돼 작전명 흑금성으로 무려 17년 동안 대북한 정보수집 활동을 했습니다.
박씨는 북한의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만날 정도로 북한 핵심라인 깊숙이 침투하기도 했습니다.
박씨는 김 전 위원장에 대해 "언변술이 뛰어났고 사고의 유연성이 있었다. 꽉 막힌 사람이 아니었고 결단력이 있었다. 그런 면에서 인상이 깊었다"면서 "내가 가족사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는데, 김 전 위원장이 술잔을 권해 난감했다. '통일이 되면 술 한잔 올리겠다'며 술을 거부하니 흔쾌히 그러라고 하더라"고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MBN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