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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의 기대주’ 엄태구가 돌아왔다. 그것도 반전 그 자체로. 특유의 카리스마가 아닌 허당미 가득한 잔망스러운 어른으로 변신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그의 신작 ‘어른도감’의 베일이 벗겨졌다.
‘어른도감’은 철없는 삼촌과 철든 조카가 갑자기 만나 특별한 가족이 되어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엄태구는 극 중 아빠를 여의고 슬픔에 빠져 있는 조카에게 발칙한 사기극을 제안하는 삼촌 재민으로 분했다.
그동안 영화 ‘밀정’의 하시모토와 ‘택시운전사’의 검문소 군인 등 묵직한 연기를 펼쳐온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180도 변신해 친근미를 뽐낸다. “대본을 보고 처음 해보는 역할이라 겁이 났지만 재미있겠다는 호기심이 생겨 참여했다”는 그는 “감독님께 ‘하고는 싶은데 자신이 없다. 잘못하면 폐 끼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감독님의 따뜻한 응원과 신뢰 덕분에 용기를 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황재민 캐릭터는 내게 도전이었다. 모든 게 새로웠다. 제가 몇 년간 했던 대사보다 훨씬 많아서 외우는 것도 힘들었고 무엇보다 춤추고 노래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남들 앞에서 그렇게 해본 적이 없어서 맥주 한 캔 마시고 취해서 했다”고 고백해 웃음을 안겼다.
영화는 중학생이 되자마자 고아가 된 ‘애어른’ 조카 앞에 갑작스레 나타나 보호자가 되겠다는 수상한 삼촌, 두 사람이 가족이 돼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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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장르 영화를 다뤄내는 신선한 감각과 여성 주인공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버무려 뻔한듯 뻔하지 않은 강력한 서사의 힘을 보여준다. 안 어울릴 듯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두 사람의 케미를 한 축으로, 쉽게 ‘선이냐 악이냐’를 판단할 수 없는 복잡 미묘한 인생사를 다른 한 축으로, 여기에 중년의 싱글 여성의 삶을 맛깔스럽게 양념으로 친다. 그리곤 결국 아프고 외롭고 상처 입은 이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고도 건강하게, 유쾌하고도 담백하게 풀어낸다.
엄태구는 이번에도 ‘충무로의 기대주’다운 연기력, 성공적인 변신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샛별 이재인과 기대 이상의 케미를 발산하는 한편, 그만의 미워할 수 없는 잔망스러운 매력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다.
영화는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전회차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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