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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보아는 `이별이 떠났다`를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고 자평했다. 제공|싸이더스HQ |
"모든 작품이 소중하고 특별했지만 지금의 저에게는 ’이별이 떠났다’가 제 연기 인생에 있어서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은 작품이에요.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선배님들과 호흡 맞춘 것만으로도, 그 현장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걸 배웠죠. 학교 다니는 것처럼. 한 학기 다 마치고 방학 한 기분이에요 하하."
MBC 주말드라마 ’이별이 떠났다’를 마친 배우 조보아(27)는 기분 좋은 미소로 종영 인터뷰에 나섰다. 무거운 분위기로 시작했지만 궁극에 밝고 희망적인 에너지를 안방극장에 선물한 드라마처럼, 조보아 역시 호평 속에 드라마를 마친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별이 떠났다’는 50대와 20대, 기혼과 미혼 등 너무나도 다른 두 여자의 동거를 통해 남편의 애인과의 갈등, 결혼과 임신으로 ’나’를 내려놓게 되는 현실 등을 풀어냈다.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여자들의 성장기를 밀도 있게 그려냈다는 호평 속 종영했다.
’이별이 떠났다’는 이례적으로 모든 캐릭터가 주인공인 드라마였지만, 조보아가 맡은 정효 역은 특별했다. 정효는 편부모 가정에서 자랐지만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 밝고 구김살 없이 건전한 사고를 지닌 인물. 스물한 살 파릇한 대학생인 그는 남자친구와의 사이에 아이를 품게 되면서 드라마틱한 인생의 격변을 겪는다.
"작품을 받아들었을 때. 저에게는 굉장히 모험이고 도전이었어요. 무게 있고 진지한 캐릭터라고 생각을 했죠. 이런 역할이나 소재 설정은 예상 못 했지만 이렇게 진지한 역할을 하고 싶은 갈증이 컸었어요. 지금까지 조금은 가볍고 발랄한 역할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조금은 정적이고 서정적인 역할을 해보고 싶어서 덜컥 결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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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조보아가 채시라와 '이별이 떠났다'에서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제공|싸이더스HQ |
"대사가 긴 날, 대사가 긴데 감정신이 있는 날이면 사실 부담을 안 느낄 수가 없죠. 그런데 다른 작품 때보다 이번 작품은 유난히 감정신에 대한 부담이 없었던 것 같아요. 아예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현장에 가면 집중할 수 있게 모든 여건이 맞춰져 있었거든요. 또 채시라 선배님께서는 눈빛만 봐도 몰입을 잘 할 수 있게 만들어주셔서, 부담보다는 기대감과 설렘이 더 컸어요. 내일은 또 어떤 식으로 만들까? 어떤 감정이 나올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20대 초반 혼전임신으로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거친 쉽지 않은 캐릭터였지만 "정효라는 인물이 갖고 있는 설정 자체가 자극적이기 때문에 더 빨리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 시작부터 임신을 덜컥 해서 병원에서 초음파를 보고 아기 심장소리를 듣는 장면을 찍게 됐다. 거의 첫 촬영 주였는데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감정이 생겨 눈물을 흘리게 되고, 아기에게 모성애도 생겼다"고 말했다. "경험해본 적이 없는 감정이라 두려움도 있었지만 하면 할수록 편안해졌다"고 했다.
캐릭터가 주는 몰입감도 컸지만, 상대역인 채시라가 주는 에너지는 상상 이상이었다. 특히 조보아는 "스무번 넘게 리허설을 맞춰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덕분에 본촬영에서 더 몰입할 수 있었다"며 채시라와 호흡을 맞춘 경험을 떠올렸다.
"채시라 선배님은 리허설을 굉장히 많이 해주셨어요. 스무번 이상. 시간 나면 서른번까지. 쉴 새 없이 리허설을 해주셨는데, 그러면서 선배님의 노하우를 같이 습득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상대 배우와 주고받으니까 카메라 돌아가도 긴장하는 것 없이 몰입해서 연기할 수 있었죠. 특히 임신과 출산 유경험자로서 임산부의 감정, 느낌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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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보아는 `이별이 떠났다`에서 호흡을 맞춘 채시라와 연말 연기대상에서 `베스트커플상`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제공|싸이더스HQ |
"저라면, 감히 정효처럼 용기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에요. 그런데 막상 또, 제 안에 다른 생명체가, 내 분신이 있다고 느껴진다면 그 때 제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지금으로서는 정효가 굉장히 대단하고 용감한 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별이 떠났다’를 통해 정효가 성장했듯, 조보아도 드라마와 함께 한 지난 3개월을 통해 한층 성장했다고 자평했다.
"여자들의 성장을 그린 작품이잖아요. 정효로서도, 철없는 한 소녀가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을 표현한 작품인데, 초반에 시작하기 전에 대본 받았을 때는 정말 막막하고 생각이 굉장히 많았어요. 선배님들의 조언, 감독, 작가님들과의 대화,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의 자문을 통해 풀어갈 수 있었지만, 끝나고 나서는 아쉬움도 남아요. 임산부 연기나 임신중독증의 표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배우로서는 한단계 성장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스스로에게 주고 싶은 점수를 묻자 조보아는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지는 않지만 이 전 작품보다는 높게는 주고 싶다.
특히 그는 "상 욕심은 내지 않지만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채시라 선배님과 베스트커플상만큼은 꼭 받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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