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지훈은 배우로서 자신을 너무 옥죄왔다고 고백했다. 제공|CJ엔터테인먼트 |
“제2의 전성기요? 쉴 틈 없이 계속 작품을 만난다는게 굉장한 행운이고 감사한 일이죠. (그동안)한 사람으로서는 나답게, 즐겁게 살아온 것 같은데…배우로선, 글쎄요. 스스로를 너무 괴롭혀왔던 것 같아요. 이제는 좀 내려놓고 편안해져 보려고요.(웃음)”
열일 행보로 충무로의 대세로 굳건히 자리잡은 주지훈. 특히 ‘아수라’에 이어 ‘신과 함께1,2’ ‘공작’까지 줄줄이 대작에 출연한 그에게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라고 물으니, “형들 뒤에 숨은 채로 잘 버티고 있다”는 재치있는 답이 돌아왔다. 배우로서도, 한 사람으로서도 점점 자기만의 향기를 더 짙게 내고 있는 주지훈이다.
“사실 ‘신과 함께-인과 연’과 ‘공작’의 촬영이 마지막 한 달 정도가 겹쳤어요. 재밌고도 공포스러운 경험이었죠. 평소 적응이 워낙 빠르고, 웬만해서는 주어진 상황에 불평이나 거부도 잘 안 해요. 힘들어도 피할 수 없다면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즐기는 편인데 두 작품이 워낙 극과 극이라 정말 힘들었어요. 처음 느끼는 괴로움이었는데 지나고 나니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한결 다듬어진 것 같아요. 값진 경험이죠.”
주지훈은 지난 삶을 돌아보며 “한 사람으로서는 비교적 자유롭게, 내 의견대로 어떤 굴곡이든 받아들이면서 솔직하게 살아온 것 같은데 배우로선 심하게 괴로웠다. 대중의 사랑도 과도하게 경계하고, 어떤 연기 적인 욕심이 너무 커 스스로를 너무 옥죄고 채찍질만 한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제2의 전성기’라는 질문에 일련의 시간에 대한 복잡한 생각이 스쳐가는 듯 했다. 그는 데뷔작인 ‘궁’에 대해 언급하며 “아직까지도 짧은 영상들이 돌아다니더라. 내가 못 느낀 거지, 참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주셨던 것”이라고 운을 뗐다.
“나이가 드니, 아니 그보다 좋은 선배들을 만나 다양한 작품들을 거치면서 ‘내려놓는 법’을 조금은 배운 것 같아요. 데뷔 때는 내 연기를 보는 것조차 힘들고, 대중의 사랑도 과도하게 받아들이질 못했어요. 지금 보니 나름 아오리 사과를 보는 듯 귀여운데 말이죠. (웃음) 대중들도 제게 뭘 기대해서라기 보단 그 긴장된 모습을 풋풋함으로 여기며 사랑해주셨던 건데 …제가 너무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배우로서 더 잘 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겠죠.”
↑ `공작`을 통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했다는 주지훈. 제공|CJ엔터테인먼트 |
“늘 마음속으로 존경하는 배우들을 보며 ’나도 저런 배우가 될 거야’라고 생각하니까, 저도 모르게 자꾸 비교가 돼 매일이 절망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는 (황)정민이 형이나 (이)성민 형, (조)진웅 형 등 워낙 리스펙 그 자체의 분들이라 그런지 마음이 오히려 편했어요. 다 내려놓고 다 흡수하기만 하면 됐으니까요. 모든 게 다 제겐 배움이었고 깨달음이었어요. 감사할 따름이죠.”
그동안 다양한 장르, 캐릭터에 도전해왔지만 대중이 기억하는 이미지는 다소 중첩되는 부분이 있다고. 주지훈은 “나름 매번 다른 캐릭터에 도전했지만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건 결국 잘된 작품들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중첩되는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다행히 전보다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됐고, 이번에 선보이는 두 작품 역시 전혀 다른 결이라 애정이 크다. 무엇보다 내 역할을 잘 수행해 작품 자체가 좋은 평가를 받고, 그래서 조금이나마 내가 도움이 됐길 간절히 바란다”고 진심을 전했다.
“짧은 시간에 큰 두 작품을 같이 하면서 느낀 게, 결국은 어떤 장르든 어떤 캐릭터든 공을 더 들이거나 덜 들이는 건 없다는 거예요. 왠지 무거운 작품은 더 힘들고, 가벼운 색깔의 작품은 쉬울 거라는 그런 선입견을 가졌던 게 사실인데 실은 똑같죠. 어떻게 보면 내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훨신 크고요. 영화란 작업 자체에 대한 선입견을 모두 깨버린, 배우로서의 안목을 넓혀준 경험이 됐어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주지훈의 열연과 애정이 담긴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흑금성 사건’(19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가 주도한 북풍 공작 중 하나)’이라는 실화에 바탕한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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