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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정민은 `공작`에서 함께한 후배 주지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공|CJ엔터테인먼트 |
(인터뷰①에 이어) ’국민배우’ 황정민을 비롯해 ‘연기신’ 조진웅 이성민, ‘대세’ 주지훈까지 믿고 보는 배우들이 다 모였다. 이번에도 역시나 최고의 연기를 펼친 황정민, 그럼에도 자신보단 ‘동료들의 덕을 많이 봤다’며 겸손하게 공을 돌린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공작’(감독 윤종빈) 개봉을 앞둔 황정민을 만났다. 그는 “정말 너무나 힘들었지만 완주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주실 지 궁금하다”며 특유의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영화는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5월 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공개돼 해외 매체들로부터 "스타일리시하고 매혹적", "말은 총보다 강력하다", "진정한 웰메이드" 등의 찬사를 이끌어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사실 처음엔 ‘공작’에 대해 다소 편안하게 생각했던 게 사실이에요. 작품 소재나 주변 상황이나 각종 환경상의 어려움은 물론 있었지만 캐릭터에 대한 큰 걱정은 없었어요. 주어진 대로, 감독님의 지시대로 하면 될 줄 알았죠. 하지만 오산이었어요.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죠. 바닥을 치는 순간 주변을 보니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였어요. 다른 작품과는 다르게 고민을 나누고 함께 머리를 맞대다 보니 많은 게 풀리더군요. 동료들 덕분에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어요.(웃음)”
첩보물이지만 흔한 추격신이나 총격신, 격투신도 없는 ‘공작’. 오롯이 인물들 간 심리전에 집중해 색다른 결의 강력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총보다 강력한 말의 향연이 제대로 펼쳐진다.
↑ `공작`으로 또 한번 강한 울림을 선사할 황정민. 제공| CJ엔터테인먼트 |
그러면서 “눈알 하나 굴리는 것조차 두려울 정도로 서로의 긴장감이 대단했는데 유일하게 혼자 편안한 건 주지훈이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우리 모두가 학생 때로 돌아간 느낌으로 죽을 힘을 다해 고민하면서 서서히 적응해 나갔는데 유일하게 긴장 없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게 지훈이에요. 정말 타고난 게 기본적으로 뭐든 전정긍긍 하는 게 없어요. 준비한 걸 시원시원하게 잘 내질러요. 현장에서 우리는 진지함을 넘어 고독 그 자체의 분위기 속에서 연습하고 있으면 지훈이는 연신 말을 멈추지 않는 ‘퀵 마우스’였죠. 귀여운 마스코트라고 할까요? 때때로 너무 시끄러워서 뭐라고 한 마디 하려고 해도, 카메라만 켜지면 너무 잘 하니까 할 말이 없더라고요. 우리 모두 그저 부러워했어요.”
끝으로 그는 “그 어떤 작품보다 정말 배우들을 비롯해 감독님과 소통이 잘 되는 현장이었고, 큰 힘이 됐다. 힘들었지만 하나하나 미션들을 해낼 때마다 큰 보람을 느끼고 배움이 있었다”며 되돌아봤다. “개인적으로 성민 형을 비롯해 배우들 덕분에 나의 부족함이 가려진 게 아닌가 싶다. 모든 면에서 너무나 고맙게 생각한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작업이었다”며 두루 고마워했다.
‘공작’은 ‘흑금성 사건(19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가 주도한 북풍 공작 중 하나)’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란:민란의 시대’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