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스태프 사망, ‘혼술남녀’→‘화유기’→‘서른이지만’…대책 마련 시급(종합)

↑ 드라마 서른이지만 스태프 사망 사진=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포스터

[MBN스타 안윤지 기자] 드라마 ‘화유기’에 이어 ‘서른이지만’에서도 스태프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연이은 사고에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SBS 측은 2일 오후 MBN스타에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스태프 사망 관련) 경찰의 사인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한 매체는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이하 ‘서른이지만’) 촬영 스태프 A씨가 지난 1일 사망했다고 단독보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태프 A씨의 사망 원인은 지난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폭염 속에 진행된 살인적인 촬영 스케줄로 의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가 이날 ‘방송 제작 현장의 장시간 노동 개선 대책을 즉각 발표하라’는 성명을 냈다.

언론노조는 “방송사는 외주제작사의 노동 실태를 파악하고, 제작현장 근로자 보호를 위해 폭염 등 무리한 야외 노동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고 감독해야 한다”며 해당 문제뿐만 아니라 현재 전반적인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한 대책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히 언론에서만 지켜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람이 또 죽었습니다. 방송드라마 환경 제발 좀 바꿔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은 “어제 촬영스텝 사망. SBS 월화 10시에 방송하는 ‘서른이지만열일곱입니다’ 조성희 극본 조수원 연출 드라마 촬영스텝 중에 8월1일 집에서 사망 하였다고 합니다”라며 “조사는 경찰에서 하겠지만 39도 되는 더위에 과로로 방송드라마 스텝이 또 사망하였습니다. 저희 스텝들은 살려고 일합니다. 죽으려고 일하기 싫습니다. 환경 좀 바꿔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라고 호소했다. 간절한 상황에 여론 또한 강력하게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태프 사망 사건은 ‘서른이지만’에서 처음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16년에 tvN 드라마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이한빛 PD가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당시 이 PD가 사망한 원인은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벌어진 노동력 착취와 언어 폭력이으로 밝혀졌고, 이에 CJ E&M측은 공식 사과를 전했다. 또, 지난해 12월 31일 tvN 드라마 ‘화유기’에서 스태프가 세트장 천장에서 낙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달아 발생했던 사건들로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한 현실이 알려졌고, 그 이후 나아진 줄 알았으나 이번에 ‘서른이지만’ 촬영 스태프 A씨가 사망했음이 알려지면서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느껴진다.

현재 경찰의 사안 발표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발표 후 SBS의 대처는 물론 앞으로 드라마 제작 환경이 어떻게 바뀌어 나갈지 주목된다. 안윤지 기자 gnpsk1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