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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무겁지만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가 시청자를 찾는다. MBC 새 수목드라마 '시간'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유일한 시간과 결정적인 매 순간, 각기 다른 선택을 한 네 남녀가 지나간 시간 속에서 엮이는 이야기를 담는다. '비밀', '가면'을 집필한 최호철 작가 특유의 치밀하고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를 예고하며 기대를 높이고 있다.
20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장준호 PD는 "모두에게 유한한, 평등한 시간 안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가를, 그리고 그 속에서 무엇이 인간답게 사는 길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주제의식을 담은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김정현, 서현, 김준한, 황승언이 맡은 서로 다른 캐릭터에 대해 장PD는 "각기 같은 상황에서 다른 판단을 하는 인물들을 그리고 있다. 인물의 감정이 다양한 해석으로 그려질 수 있을 것 같다. 주인공 네 분이 감정을 너무 잘 표현해주고 있어서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PD는 "나도 작품을 대본 보고 해석할 때 어떻게 할 지 고민할 때가 많은데,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잡아갈 때가 많다. 배우들이 역할에 정확히 몰입해서 나는 충실히 담아내기만 하면 되겠구나 싶을 정도로, 배우들을 따라가면서 작품을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 배우 캐스팅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장PD는 "김정현은 눈여겨보고 있었다. '초인'과 '와이키키' 등을 재미있게 봤다. 연기하는 것에 있어서 이 배우의 아픔과 슬픔, 고민이 전작들에 다 보이더라. 인터뷰를 보니 고민을 많이 하는 친구 같았고, 그런 지점에서 남자주인공과의 접점을 봣다. 아니나다를까 인물을 충실하게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아 기쁘게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현은 '도둑놈 도둑님' 때 같이 작업하면서 태도나 관계 맺는 것, 인성이 너무 좋더라. 단순히 선함이 아니라 내면의 단단함이 있는 것 같았다. 그냥 선한 사람이 아니라 본인 특유의 단단함과 강인함을 가지고 있는 점에서 지현과 맞아떨어지겠다 생각했다"꼬 말했다.
장PD는 "김준한은 영화 '박열'을 재미있게 봤는데, 드라마에서와는 대치된 인물일 수도 있는데, 우리 인물이 단순 악역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다양하게 해석해서 볼 수 있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일치했다. 황승언도 전작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반전이 되는 씬이 있었는데 그 씬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준비를 했는지가 다 보이더라. 함께 하면 우리 인물도 많은 고민과 준비 속에서 함께 할 수 있겠구나 싶어 작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우들 역시 작품 출연 계기를 '감독'으로 꼽으며 막강 팀워크를 과시했다. 김정현은 "전에 했던 작품들과 접점이 많이 없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모습,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만으로도 배우로서 의미 있고 흥미를 가질 수 있었다.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뚜렷했다는 점도 좋았다"고 말했다.
서현은 "가장 큰 이유는 감독님이 나를 믿어주셨기 때문이다. 나 또한 감독님과 작업 하면서 많은 공부가 됐고, 앞으로도 같이 작업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감사하게도 입봉작에 나에게 제안 해주셔서 너무나 기쁜 마음으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드라마의 주제가 많이 와닿았다. 유한한 시간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는데 그 점에 와닿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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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승언은 "나도 감독님 때문이었다. 처음 감독님 미팅했을 때 감동했던 게, 언제인지도 잘 기억이 안 나는데, 내가 활동 많이 하지 않을 때였는데, 단막극 작품 오디션을 내가 봤었다고 얘기하시더라. 그 때 인상깊게 봐주셨던 것 그리고 최대한 인물과 비슷하게 하고 가려는 편인데, 시대에 맞는 의상을 입고 갔던 걸 인상깊게 봤다고 말씀하셨다. 그 때의 오디션을 기억해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더라. 미팅 하고 리딩 하다가 바로 대본을 주셔서 나를 이렇게까지 믿어주시는 분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로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다소 무거운 드라마의 주제에 대해 장PD는 "가벼운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도 이 작품을 가볍게만은 해석하지 않고, 배우들과 이야기 나누며 해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무거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작품을 볼 필요가 있겠느냐 물으신다면, 물신의 시대, 그 어느 때보다 이기적인 계급사회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무겁지만 사회와 분리된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타인의 고통에 둔감한 이러한 시대에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그 질문을 충실히 담아내고 시청자들에게 던진다면 시청률을 떠나 좋은 작품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소신을 전했다.
올 초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돈꽃'과 비슷한 분위기라는 점에 대해 장PD는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부분"이라면서도 "어떤 사극보다 더 심한 계급의식을 드러내고 있고 그 안에서의 관계를 그려내고 있다. '돈꽃'과 다른 점은 , 작가가 워낙 대본도 잘 써줬고, 인물끼리 모여서 하는 이야기는 어떤 감정들을 가지고 서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극이라기보다는 심리극"이라는 설명.
각 배우들의 각오도 남달랐다. 서현은 "매 번 작품 할 때마다 부담감과 책임감이 크다. 이번 작품 또한 많은 책임감을 느끼는데, 주, 조연을 떠나 한 인물의 삶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굉장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이번 캐릭터도 깊은 감정을 표현을 해야 하는데 슬픔의 깊이를 표현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현은 "촬영을 할 때나 안 할 때나, 요즘 내 삶은 모두 천수호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잠 자는 순간에도 이동할 때도 순간순간 김정현이라는 인물이 나와서 선택하는 것을 견제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높은 몰입도를 보였다.
충무로가 주목한 연기파에서 안방극장에 본격 노크한 김준한은 "나를 낯설어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극에 잘 묻어나도록 노력하겠다. 너무 낯설어하시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애정 어린 시선을 당부했다.
'시간'을 통해 본격 주연으로 발돋움 한 황승언은 "아무래도 책임감이 더 생
'시간'은 '이리와 안아줘' 후속으로 오는 25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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