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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영 ‘이리와 안아줘’ 허준호 장기용 포스터 사진=MBC ‘이리와 안아줘’ |
허준호는 지난 19일 종영된 MBC 수목드라마 ‘이리와 안아줘’에서 희대의 연쇄살인마 윤희재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허준호는 ‘이리와 안아줘’ 연쇄 살인마 역을 제안 받았을 때 출연을 망설였다. 치밀한 계획과 사전에 죽이겠다는 마음을 갖는 연쇄살인마 윤희재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그러나 첫 방송 방영 직후 허준호의 모습은 악마의 교주를 보는 듯 했다. 피해자는 물론 두 아들을 쥐고 흔드는 모습에서는 사람의 감정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고, 오로지 죽여야겠다는 목표를 지닌 연쇄살인마의 모습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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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영 ‘이리와 안아줘’ 허준호 사진=MBC ‘이리와 안아줘’ 화면캡처, 이매진 아시아 |
초반부터 몰아쳤던 연쇄살인범 윤희재의 모습을 통해 캐릭터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비틀린 부정의 진수를 보여주며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 선악 대립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킨 것.
특히 다른 누구보다 아들인 장기용(채도진 역)과 김경남(윤현무 역)를 대하는 뒤들린 부정에서 온 몸에 소름을 끼치게 만들었다. 김경남이 살인을 말리자 망설임 없이 망치로 내리치는 잔인함과 자신과 닮았다고 주장하며 장기용이 기대고, 사랑하는 주변 이들을 모두 죽이려는 모습은 극이 끝날 때까지 극한 공포감을 형성시켰다. 김서형(박희영 역)과는 악과 악의 대결로, 또 다른 긴장감을 선사했다.
겉과 속이 확연히 다른 극명한 온도차를 선보이는 허준호는 이중적인 윤희재의 감정선을 매끄럽게 이어가며 그 연기내공을 입증, 흐트러짐 없이 균형 있는 연기로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으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허준호는 전작 ‘군주 가면의 주인’에서도 편수회의 최고 수장인 대목을 맡아 호평을 얻은 바 있다. 대목은 욕망으로 똘똘 뭉쳐 자신의 앞길을 방해한 사람을 죽이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악한 인물이지만 ‘욕망’이라는 살인 계기가 있었다. 하지만 윤희재는 이유 없는 살인이기에 캐릭터의 잔인함이 극대화 됐다.
허준호는 지난 5월 열린 ‘이리와 안아줘’ 제작발표회에서 “우발적 살인이 아닌 치밀하게 살인을 그리는 인물을 표현하려다 보니까 (악몽을 꾼다). 제가 살인은 안 해보지 않았나. 거짓말처럼 악몽을 꾸고 있다. 심한 악몽은 제 발목이 잘리는 꿈을 꿨다. 배역을 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 걱정이 무색할 만큼 혼신의 열연을 펼치며 그야말로 악마 같은 윤희재 캐릭터의 악랄한 면모를 실감나게 전달, 윤희재 그 자체로 분해 등장마다 숨이 멎을 듯한 긴장감을 부여하며 명불허전 명배우 허준호임을 확실하게 증명해 보였다.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