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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상반기 연예계는 참담한 사건 사고로 침울했다. 사흘이 멀다 하고 쏟아진 각 분야 이슈들 속에서도 남녀노소 불문 모두를 경악케 한 이슈는 단연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too) 운동이었다.
지난 1월, 서지현 검사의 고백에서 출발한 ‘미투 운동’은 순식간에 순식간에 연극계와 연예계 전반으로 이어졌다. 시작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었다. 연희단거리패의 창단자이자 실질적인 운영자인 이윤택은 배우 선정 및 퇴출 등 극단 운영에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점을 이용해 1999년부터 2016년 12월까지 극단원 17명을 상대로 상습적인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를 받았고 결국 구속기소 됐다.
연예계에 가장 큰 충격을 안긴 이는 고(故) 배우 조민기다. 이윤택 전 감독에 대한 미투 운동이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아 조민기는 자신이 재직 중이던 청주대학교에서 여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조민기는 해당 사실에 대해 부인했지만 폭로는 끝없이 이어졌고, 결국 조민기는 불미스런 행동을 인정하고 공식사과했다. 출연 예정이던 OCN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하차한 채 두문불출하던 조민기는 경찰 조사를 코 앞에 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또 한 번 충격을 안겼다. 논란이 불거진지 18일 만이었다.
배우 오달수도 미투 가해자로 지목됐다. 연극배우 엄지영과 또 다른 피해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오달수의 과거 행동을 폭로했다. ‘천만요정’이라는 수식어를 가질 정도로 순수하고 선한 이미지로 사랑을 받아왔던 오달수이기에 대중의 충격은 컸다. 오달수 역시 초반에는 혐의를 부인하다 뒤늦게 사과의 뜻을 전했고, 출연 예정이던 tvN ‘나의 아저씨’에서 하차한 뒤 현재까지 자숙 중이다.
조민기, 오달수 충격이 채 가시기 전 배우 조재현도 미투 가해자로 거론됐다. 조재현은 ‘미투 폭로’ 후 빠르게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한 뒤 당시 출연 중이던 tvN ’크로스’에서 중도하차하는 등 모든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다. 조재현 논란은 첫 폭로 4개월 여 만인 지난 20일 또 다른 성폭행 피해 주장 여성이 등장한 가운데 조재현이 강경대응을 시사하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조재현과 영화계에서 찰떡 궁합을 자랑한 김기덕 감독도 미투 가해자로 지목됐다. 특히 MBC ‘PD수첩’이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여배우들의 인터뷰를 잇따라 공개하면서 충격과 실망을 넘어 대중의 공분을 키웠다. 현재 김기덕 감독은 성폭행 주장 여배우 및 ’PD수첩’ 제작진을 고소한 상태다.
트로트 가수 신웅도 미투 가해 오명을 쓰게 됐다. 신웅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작사가 등 3명의 여성을 성추행,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결국 불구속 기소됐다.
이밖에 밀양연극촌 촌장 하용부, 번작이 대표 조증윤, 연극계 원로 연출가 오태석, 김석만 연출가, 배우 한명구, 최일화, 김태훈 등이 차례로 미투 가해자로 호명되며 충격 연타를 안겼다. 문화예술계 미투가 지속되자 국가인권위원회를 중심으로 ‘성희롱, 성추행 조사 및 제도개선을 위한 특별팀’이 구성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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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유망주’로 촉망받던 신예 배우 이서원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동석한 여자 연예인에게 신체 접촉을 시도하고 흉기로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수의 드라마를 통해 순수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이서원은 강제추행 및 특수 협박이라는 무거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연예계 생활을 사실상 마쳤다.
래퍼 정상수는 준강간 혐의로 현재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다섯 차례 주취 폭력으로 대중에 실망을 안긴 그는 술에 취한 여성을
아이돌 그룹 일급비밀 경하는 2014년 동갑내기 미성년 여성을 상제추행 한 혐의로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경하는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사과하며 팀을 탈퇴했으나 1심 판결에 불복, 항소하면서 긴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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