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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더니, 역시 흥행은 예측불가다. 상대적 열세에 놓여있던 작품이 입소문을 타고 대박이 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개봉 전부터 기대작으로 꼽혔던 작품이 흥행 참패의 고배를 마시기도 한다.
특히 2018년 상반기 극장가에는 ‘흥행 보증수표’라 불리는 스크린 강자들의 고전이 두드러졌다. 거듭되는 도전 정신은 칭찬할 만하나 기대가 컸던 ‘골든슬럼버’(감독 노동석)의 강동원부터 ‘염력’(감독 연상호)에 이어 ‘7년의 밤’(감독 추창민)까지 줄줄이 흥행 참패의 고배를 마신 류승룡,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으로 주목 받았지만 조용히 묻혀버린 유아인까지. 회심의 반격이 필요한 스타들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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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신’ 류승룡이 아무래도 슬럼프에 빠진 모양이다. 탄탄한 연기 내공에 작품성이며 흥행성까지 모두 만족시키며 충무로의 믿고 보는 스타로 군림했던 그가 올해는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먼저 영화 ‘부산행’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연상호 감독의 신작 ’염력’은 올해 한국 영화 라인업에서도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꼽혔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총 130억 원 가량의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는 평범한 중년 남성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초능력을 갖게 되고, 그 능력을 위기에 처한 딸을 위해 사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코미디라는 외피 속에 도시 재개발과 용역으로 인한 참사, 국가권력의 폐해 등 사회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메시지를 담아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감독의 의도와 달리 외피와 메시지의 부조화 속에 관객들에게 외면 당했고, 오랜만에 돌아온 류승룡의 연기에 대해서도 ‘매너리즘에 빠진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며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결국 영화는 손익분기점 약 400만 명에 한참 못 미치는 기록, 99만 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이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자 정유정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 ’7년의 밤’ 역시 제작 단계에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민망한 성적표로 스크린을 떠났다.
순제작비 약 80억원으로 출발해 2015년 10월 크랭크인 했고 8개월 간의 대장정을 마친 후 2016년 5월 크랭크업했지만 후반 작업 등을 이유로 개봉이 연기됐고, 2년 여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오랜 기간이 걸린 만큼 기대치는 더 컸지만 결국 원작에 한참 못 미치는 모양새로 혹평을 받아야 했다. 류승룡, 장동건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52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치며 씁쓸하게 퇴장했다.
류승룡의 차기작은 이병헌 감독의 ‘극한직업’이다.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등과 호흡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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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병기’ 강동원의 자존심에 금이 갔다. 2016년 개봉작 ‘가려진 시간’에 이어 연초 개봉한 ‘골든슬럼버’까지 그가 원톱 주연을 맡은 작품이 흥행에 실패했다. 이병헌 김우빈과 함께한 ’마스터’, 특별출연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은 ‘1987’이 흥행에 성공한데 비하면, 아쉬움을 주는 대목이다.
특히 ‘골든 슬럼버’는 CJ엔터테인먼트가 지난 2월 14일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야심작으로 손익분기점이 270만 명이었지만 최종 스코어 138만 명 동원에 그쳤다. 늘 새로운 장르, 다양한 캐릭터로 쉼 없는 도전을 보여온 그이다보니, 아쉬움은 더 크다.
그래도 하반기에 다시 기대가 모아진다. 7월말 여름방학 극장가에 개봉 예정인 강동원의 차기작 ‘인랑’. ‘골든슬럼버’ 이후 5개월 만의 영화로 순제작비만 190억원, 마케팅 비용을 더하면 200억원을 훌쩍 넘는 제작비가 소요된 ’인랑’에서도 강동원은 역시나 타이틀 롤을 맡았다.
작품은 남북한이 통일 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가 등장한 혼돈의 2029년을 배경으로 한다. 경찰 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인 공안부를 중심으로 절대 권력기관 간의 숨막히는 대결 속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강동원 분)의 활약을 그린다. 흥행감독 김지운과 흥행병기 강동원의 만남에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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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에서든 ‘핫 가이’ 유아인. 활동 시에는 작품에서 보여준 맹활약 덕분에, 작품을 쉬고 있을 땐 SNS를 둘러싼 각종 논란으로 인해, 항상 화제의 중심에 선 그다.
특히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의 공개 전까지 군 관련 이슈와 SNS 설전 등으로 연일 도마에 오른 그였다.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칭하며 SNS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와 생각을 서슴없이 털어놓는 그는 때로는 거친 비난 속에서 격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다 ‘버닝’의 공개일이 다가오면서 배우 유아인으로 돌아가 본업에 충실했지만 아쉽게도 결실을 맺지는 못했다. ’시’ ’밀양’ ’오아시스’ ’박하사탕’ 등을 연출한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들고 온 신작인 ’버닝’은 제 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공식 초청 소식을 알리며 영화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무관에 그쳤고, 국내 개봉에서도 뒷심을 받지 못했다. 여기에 출연 배우들의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버닝’은 손익분기점인 250만 명에 크게 부족한 약 52만 명을 동원하는게 그쳤다.
영화 속 분량에 비해 존재감이 빛나지 않았고, 평소 연기에 쏟아진 찬사에 비해 ‘버닝’에서는 혹평도 호평도 아닌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한 게 사실. 너무 큰 기대가 독이 된 셈이다.
’버닝’은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유아인 분)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 분)를 만난 뒤 그녀에게 정
그의 차기작은 ‘국가부도의 날’이다. 여전히 영화 관계자와 팬들은 ‘연기 천재’ 유아인의 명성을 다시 확인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