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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3개월간의 휴지기를 딛고 시즌2로 돌아왔다. "놀라울 정도로 달라진 것이 없는" 이 예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의 기세로 시청자의 마음을 다시 한 번 훔치고 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한국에서 활동 중인 외국 출신 방송인이 자신의 친구들을 한국에 초대해 따로 또 같이 여행을 하며 외국인들의 시선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한국을 새롭게 그려내는 신개념 여행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지난 5월 10일 스페인 편을 시작으로 현재 스위스 편이 방송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방송분은 3.07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휴지기 이후 최고 시청률을 썼다. 스위스 호스트 알랙스 맞추켈리와 그의 친구 알렉산드로, 사무엘, 안토니의 호흡이 다소 정적으로 보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시청자에게 의외의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평이다.
이같은 기분 좋은 기세의 비결은 무엇일까. 1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MBC 드림센터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호스트 알랙스 맞추켈리와 MC들은 저마다 다른 의견을 내놨다. 알랙스는 "많은 한국 사람들이 스위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많은 한국인들이 스위스 여행도 많이 오지 않나. 스위스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스위스에 대한 관심이 시청률의 비결이라고 꼽았다.
MC 딘딘은 "스페인이 너무 활력 넘쳤는데 그에 비해 스위스 분들은 정적이라고 느껴서 사실 촬영하면서 걱정했었다. 그런데 다행히 스위스 편은 조용히 볼 수 있는 매력이 있어 시청률이 잘 나온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알랙스는 "스페인 친구들처럼 재미있는 친구들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스위스 친구들은 역사나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져서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신아영은 "스위스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지만 스위스 사람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별로 없었는데, 시간에 집착하는 면이라던가 그런 게 재미있었다"면서도 "제일 큰 건 알랙스가 잘 생겨서가 아닐까 싶다"고 말해 분위기를 유하게 만들었다.
김준현은 "스페인 편 할 때는 사람들이 시즌2 시작한 줄 잘 몰랐다. 전초전을 깔아준 게 있었다. 스페인 편을 통해 알려져 스위스 편이 올라온 것 같다"고 밝혔으며, 알베르토 몬디는 "아무래도 한국에 와서 진정성 있게 즐겨주는 걸 시청자도 같이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한국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시피 한 외국인들이 그들만의 여행을 통해 '진짜' 한국을 맞닥뜨리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좌충우돌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는 점이 특유의 재미 포인트다. 하지만 여러 나라를 거치며 다소 비슷한 스토리텔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제작진 입장에서 고민되는 지점인 것이 사실.
연출자 문상돈 PD는 이러한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도 인위적인 개입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문PD는 "처음에는 김치를 먹어 매운 게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되고, 그런데 그게 계속되면 소비되는 이미지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캐릭터가 부각되는 그림으로 가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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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딘은 "3개월 휴지기 동안 사실 기대를 했다. 시즌1이 잘 됐는데 시즌2 되면서 뭔가 바뀌겠지 싶었는데, PD님이 '놀랍도록 하나도 변한 게 없을 것'이라 하더라. 그런데 정말 놀랍도록 변한 게 없었다. 우리가 사랑받았던 이유가, 바뀌지 않아서 적응하기 쉬웠던 것 같고. 스튜디오가 생겼다는 게 우리가 인정받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신아영은 "같은 장소에 가도 반응이 다르지 않나. 캐릭터일 수도 있고 다른 문화권에서 왔을 때 느끼는 다름일 수도 있고. 나는 시청자 입장에서 봤을 때 아직 재미가 있다. 다른 반응, 다른 말들이 나오는데 그걸 비교해보는 재미가 아직 있더라. 바꾸면 오히려 더 혼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만의 정체성은 제작진의 개입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점. 이에 대해 제작진은 스스로 "자부심"이라 표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는 자부심으로 느껴도 될 정도로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살려주는 포인트가 된다.
문PD는 "(제작진이) 개입은 안 하는 게 맞다는 확신이 있다. 알베르토 몬디와 함께 한 이탈리아 편에서 '명동 한 번 보지 그래?'라고 던져본 적이 있는데 아무 관심이 없는 데는 우리가 쓸 수 있는 그림이 안 나온다. 프로가 아니라 진짜 여행 하러 오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우리에게는 방송이지만 이들에게는 여행이라서, 우리가 개입할수록 친구들의 흥은 떨어질 것"이라 밝혔다.
이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시키는 건 이 친구들에게도 못 할 짓인 것이다. 차라리 그 친구들이 겹쳐서 간 데가 있다면 편집으로 들어내는 한이 있더라도, 개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건 우리 색을 죽이는 것이라 피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도 피한다고. 문PD는 "우리가 정보를 주는 순간 그 친구들에게는 편견이 생긴다. 이 프로그램 처음 기획했을 때, 날것으로 왔을 때 팜플렛 하나 들고 돌아다니거나 그럴 때 이방인의 눈에 어떻게 비칠까를 생각하고 만든 건데, '여기선 이런 걸 봐야 해'라고 할 때, 그게 어떤 편견을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외국인 친구들이 보여주는 날 것 그대로의 반응에 대한 일부 시청자들의 불편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입견을 갖고 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며 출연진을 두둔했다. 문PD는 "예를 들어 고궁에서 항아리를 봤다고 할 때, 친구들의 경우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에 '저기서 김치 만드는 건가?' 라고 말할 수 도 있는 건데 그것을 과하게 받아들이시는 경우도 있더라"며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시즌2는 매 주 목요일 오후 8시 30분 MBC에브리원 채널을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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