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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전종서가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GV아트하우스 |
베일에 쌓여있던 전종서를 최근 만났다. 전종서는 생애 첫 데뷔작 영화 ‘버닝’(감독 이창동)을 통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그는 현재까지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평생에 하기 힘든 경험”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를 아직 잘 모르겠다. 연기자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단면만 봤던 것 같다. 이걸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거기서 오는 혼란이 있고 어떻게 임해야할지, 받아들이는 연습을 좀 해야 할 것 같다. 방법을 누가 알려줄 수 있는 것도 아니라 생각해 계속 탐구하고 고민하고 있다.”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 분)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 분)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 분)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창동 감독은 세 청춘의 미스터리한 이야기에 현 시대의 자화상과 인물들을 탁월하게 표현해 작품의 깊이를 더했다.
전종서에게 ‘버닝’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전종서는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된 배우로, 수 개월간 진행된 오디션에서 이창동 감독이 발굴한 원석이다. 회사에 들어간 지 3일 만에 오디션을 본 그는 그동안 하고 싶었던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제가 신인이고, 소속사가 있으면 오디션을 이행해야 하는 게 숙제라 생각했다. 다행히 처음 본 오디션이 잘 됐다. 잘 될 줄 몰랐지만.(웃음) 오디션 합격에 축하하고 기뻐하고 불안해할 새도 없이 곧바로 영화 스케줄에 따라갔다. 제 감정은 뒷전이었다. 그래도 그런 혼란이 즐거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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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CGV아트하우스 |
전종서는 이창동 감독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묻자 “저를 사람으로서 좋게 생각해주신 것 같다”라고 거침없이 답했다. 오디션 당시 그는 이 감독에게 연기를 왜 하고 싶은지, 그리고 그 왜에 대한 답과 어떤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지에 대한 스스로 갖고 있는 답을 명확하게 이야기했던 것. 전종서는 이 같은 부분이 이창동 감독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진 것 같다며 ‘연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쏟아냈다.
“일단 영화를 사랑한다. 영화가 다양한 순간들의 도움을 많이 줬다. 인생을 살면서 많은 도움을 주고 감동을 주고 제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 중 하나다. 그런데 제가 그 주체가 되면 더 행복할 것 같았다. 연기를 정말 하고 싶었다.”
그는 오디션 합격 후 일주일 후 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그 사이, 전종서는 마임 수업에 참여하며 해미를 이해하고 접근해갔다.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즐거움이 더 컸다는 그는 “이창동 감독님의 공이 크다”라고 말했다.
“촬영을 들어갈 때 책을 읽었던 느낌과 영화를 다 찍고 나서의 느낌, 현재 상태의 느낌이 다 다르다. 분명한 건 제가 느꼈고, 체험을 했고, 체감을 했다는 거다. 캐릭터에 이해가 갈수록 깊어져갔고, 그러면서 영화 전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다가온 것 같다. 감독님의 첫인상이 그대로 가고 있다. 물론 촬영이 힘들 때도 있었지만 아버지 같고, 선생님 같았고 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준 감독님의 공이 정말 크다. 같이 영화를 풀어 가보자라는 느낌이었다.”
전종서는 ‘이창동의 뮤즈’라는 말에 “그건 잘 모르겠다”라며 민망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는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는 게 대중이건 관객이건 그게 좋은 것 같다. 그냥 타이틀이 붙었을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는 것 같다”라고 생각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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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CGV아트하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