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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문어영표’라고 불리는 이영표가 또 한 번 KBS 해설위원으로 나선다. 축구에 대한 애정과 나름의 각오로 러시아 월드컵 해설위원이 된 그가 안정환과 박지성을 제치고 최고의 월드컵 해설위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서울 영등포구 KBS 아트홀에서 KBS 2018 러시아월드컵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강승화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았다. 해설위원 이영표, 캐스터 이광용, 해설위원 한준희, 캐스터 이재후가 참석했다.
KBS는 빅카드로 이영표 해설위원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전 축구선수 이영표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논리적인 해설과 정확한 예측으로 ‘문어영표’로 불린 바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2018 러시아 월드컵 해설을 맡게 된 이영표는 “월드컵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도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장에서 축구를 하는 사실을 정직하게 전달하는 거다”고 밝혔다.
또한 이영표는 “해설자가 경기에 개입하는 것이 경기를 안 좋게 만든다는 느낌이 든다. 최대한 경기장에 일어나는 즐겁고 감동적이고 화나는 일이든 가장 사실적으로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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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와 호흡을 맞추게 된 이광용 아나운서는 “브라질 월드컵 때 이영표 해설위원과 조우종 아나운서가 호흡을 맞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당시 월드컵 시청률 1위라는 역사를 썼다. 그때 중계방송을 모니터한다. 이영표 해설 위원이 잘하는 걸 느꼈다. 조우종이 정말 좋은 캐스터였구나 하는 걸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영표 해설위원과 중계방송을 하면서 조우종과는 비교는 못하겠지만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목표는 하나다. 축구팬과 월드컵을 즐기려는 시청자들과 월드컵 최고의 이영표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드리겠다. KBS도 중요하지만 월드컵을 안보다가 축구를 다시 즐길 사람들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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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는 “4년 전에는 모든 해설 위원을 통틀어 제가 3번째였다. 이제는 최고 최고령이다”라며 “나이를 먹으면 나잇값을 해야 한다. 나잇값을 하겠다”며 “가식이 없고 지식이 있는 해설로 뭔가 하나라도 남는 해설을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한준희는 “모든 해설을 할 때 이 경기가 내가 중계하는 마지막 경기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매 경기 한 경기마다 마지막 경기라는 심정으로 열심히 해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재후 캐스터는 한준희와 호흡을 맞춘다. 그는 한준희에 대해 “영원한 동반자이자 친구지만 존경하고 사랑한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러시아 월드컵은 6월 14일부터 7월 15일까지 모스크바 등 11개 도시에서 개최된다. 한국 포함 32개국이 참가해 총 64경기를 소화한다. F조의 한국은 6월 18일 스웨덴, 6월 24일 멕시코, 6월 27일 독일과 예선전을 치른다.
KBS는 “모두가 즐기는 월드컵”이라는 슬로건 아래 KBS2를 메인으로 KBS1까지 64경기를 중계한다. 아침 저녁으로 경기 하이라이트를 방송하며 월드컵 경기의 생생한 현장을 안방에 전달한다. ‘볼쇼이 영표’ 등 사전 붐업 프로그램을 편성해 러시아 월드컵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이영표는 우리나라 축구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예상되는 객관적인 성적이 있고 기대 성적이 있다”며 “객관적으로는 25%를 넘지 않는 게 현실이다. 독일 스웨덴 멕시코 우리보다 강하다. 객관적인 예상 가능성을 묻는다면 그렇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기대 성적이 따로 있다. 기대하는 만큼은 100% 16강 갔으면 좋겠다. 기존의 선수들이 부상 중이다. 돌아올 가능성이 희박하고 돌아와도 정상 컨디션이 아닐 거다. 5명의 핵심 선수가 다쳤다”며 “다른 팀의 실력이 우리보다 좋다. 실력으로 상대를 이긴 적이 없다. 객관적인 상태에서 보면 모든 언론의 평가도 그렇고 실제적인 실력보다도 우리가 부족한 걸 알고 선수들이 전술적인 부분이나 체력적인 부분, 심리적인 부분으로 외적인 걸 많이 준비해서 상대를 제압하고 이겼다”고 말했다.
이영표는 “축구는 강팀과 약팀이 붙으면 강팀이 이길 가능성이 높지만 약팀이 이길 가능성도 높다. 기술보다 체력관리가 중요하다. 정신적인 관리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영표는 지난 23일 유명한 식당에서 평양냉면을 먹었다고 밝히며 “당시 가게에 젊은 친구 세 명이 들어왔다. 그 중 비빔냉면을 주문한 친구를 보고 안타까웠다. ‘이 집은 평양냉면이 유명하다’며 반강제적으로 물냉면을 권유했고 그 친구들 모두 물냉면을 먹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영표는 “해설자가 얼마나 해설을 잘한다기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경기다. 해설은 좋은 경기에서 나온다. 경기 자체가 좋지 않으면 안 된다”며 “양념을 넣지 않고 선수들 자체만으로 깊은 맛을 나는 경기를 원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축구선수 출신 이영표는 2002 월드컵에서 함께 뛴 안정환, 박지성과 해설위원으로 대결한다. 안정환은 MBC 해설위원을, 박지성은 SBS 해설위원을 맡았다.
이영표는 “기본적으로 안정환은 어떤 중계를 하는지 알려져 있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설명이 필요 없다. 이미 잘하고 있다”며 “박지성은 많은 사람들이 말을 잘 못한다고 하지만, 사석에서 말 잘하고 많고 재미있게 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더 큰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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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영표’로 불린 이영표는 “물론 운이었다. 앞에 5개를 맞추고 뒤에 30개는 다 틀렸다. 맞췄던 소수만 기억한다. 마치 맞춘 것처럼 된다. 많은 사람들이 재미로 한다는 것도 안다. 경기를 예측한다는 건 어렵다. 이번에도 분명히 기대하지 않았던 팀이 월드컵에서 나타난다. 기대했던 이들이 떨어진다. 그걸 맞추는 건 어렵다. 맞았다고 해도 운”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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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는 강팀 중 프랑스를 주목해야 될 팀으로 꼽았다. 이란도 주목할만 하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이영표는 축구에 대한 애정을 부탁했다. 이영표는 “한국 사람들이 축구를 좋아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국 사람들은 이기는 걸 좋아한다. 이기려면 그 나라 사람들이 축구를 좋아해야한다. 축구를 즐기지 않고 좋아하지 않고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축구를 즐기고 사랑하고 많이 하게 되면 잘하게 된다. 우리는 뒤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월드컵을 이기고 싶다면
이영표 해설 위원은 6월 11일 러시아로 출국해 축구경기 해설을 위한 현장 점검에 나선다.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