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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슬러’ 유해진 |
‘레슬러’는 전직 레슬러 귀보(유해진 분)와 그의 꿈을 이어받은 아들 성웅(김민재 분)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과거 레슬링 국가대표였던 귀보는 홀로 아들의 뒷바라지에 전념하며 요리에 빨래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20년 차 프로 살림러다.
특기는 살림, 취미는 아들 자랑인 귀보의 유일한 꿈은 아들 성웅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것이다. 성웅은 그런 아빠의 기대를 만족시키는 것이 자신의 꿈이 되어 매일 같이 구슬땀을 흘린다.
힘든 레슬링 훈련도 이를 악물며 버텨내던 성웅은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훈련에 나가지 않겠다며 귀보에게 반항하기 시작한다. 갑작스런 아들의 반항에 귀보는 당황하고, 설상가상으로 엄마(나문희 분)의 잔소리까지 거세지며 평화롭던 일상이 뒤집힌다.
마음속에서 작게 꿈틀대던 성웅의 반항심을 터트린 데에는 그의 소꿉친구 가영(이성경 분)의 도발이 한 몫 한다. 귀보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가영이 귀보에게 엉뚱한 고백을 한 것. 성웅은 자신의 엄마가 되어주겠다는 야무진 각오를 한 가영이 못마땅하다. 그리고 이로 인해 귀보에 대한 미움까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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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슬러’ 유해진 김민재 이성경 |
영화는 귀보와 성웅 두 부자가 미처 몰랐던 가족에 대한 진심을 털어놓고 부딪치는 과정을 통해 부모와 자식 간의 소통과 이해의 소중함을 전한다. 귀보 역시 부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자식으로서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엄마에 대한 미안함을 느끼고, 한층 더 성장해가며 가슴 따뜻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더불어 살면서 다양한 역할을 맡는 우리지만, 그 누군가의 엄마, 아빠, 아들, 딸이 아닌 나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뭉클함을 선사한다.
다만 극중 친구의 아빠를 짝사랑하는 가영의 역할은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기 일쑤다. 웃음과 감동이 담긴 가족극에 난데없는 억지 설정이 더해져 흐름을 끊는다. 게다가 이러한 설정은 영화에서 전하고자 하는 주된 메시지와도 거리가 멀어 보는 내내 황당함을 안긴다.
그럼에도 ‘레슬러’에는 유해진이 있다. ‘럭키’ ‘공조’ ‘택시운전사’로 흥행 연타석을 이어가고 있는 유해진답게 영화 속 그의 활약은 감탄을 자아낸다. 110분의 러닝타임을 힘 있게 끌고 가며 노련한 연기력을 펼친다. 그의 코미디가 사랑받을 수밖에
여기에 유해진과 부자로 호흡을 맞춘 김민재의 열연도 눈에 띈다. 극중 현역 레슬러를 연기한 그는 실제 레슬링 기술을 한 달 반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3시간씩 연습하고, 모든 경기 장면을 직접 소화하는 등 남다른 열정으로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레슬러’는 5월 9일 개봉한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