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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치겠다 너땜에!'의 배우 이유영과 김선호. 제공|MBC |
MBC가 모처럼 단막극을 내놓는다. '남사친'과 '여사친'의 흔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보다 담백하고 예쁜 드라마로 시청자를 설레게 할 예정이다.
오는 5월 방송 예정인 MBC UHD 단막스페셜 '미치겠다, 너땜에!'는 8년 친구와 하룻밤을 보내고 고민에 빠진 슬럼프 아티스트 남사친 래완과 우정과 사랑 사이 갈등하는 여사친 은성의 밀당 스토리를 그린 드라마다.
드라마는 소재 면에서 흔하다 못해 '흔해 빠진'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흔해 빠진' 일상의 이야기를 어떻게 그려내느냐에 따라 울림은 다르게 전달될 일.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M라운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출을 맡은 현솔잎 PD는 "(삶에서) 폭풍 같은 첫 만남, 운명 같은 로맨스가 몇 번이나 있겠나 싶었다"고 운을 뗐다.
현PD는 "흔해빠진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친구 사이에서 감정이) 바뀌는 과정,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우리의 일상에서 실제로 만날 수 있는 만남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무수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반복되는 소재라는 지적에 대해 현PD는 "참신한 소재라고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그렇지 않다는 건 실제에서 더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커다란 서사 속에서 만나는 게 아니라 은성과 래완이 서로 지내며 싸우고 삐치고 말이 통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상대방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이야기라는 걸 말해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불어에 능통한 동시통역사이자 김래완의 8년 된 여사친 한은성 역은 충무로의 주목받는 여배우, 이유영이 맡았다. 외모와 성격을 모두 갖춘 유망주 화가이자 한은성의 남사친 김래완 역은 다년간 연극에서 쌓은 실력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김선호가 맡았다.
이 중 '스릴러 퀸'으로 대중에 알려진 이유영의 캐스팅은 신선하다. 특히 지상파 드라마에선 '미치겠다, 너땜에!'를 통해 처음 시청자를 만나는 것이라 기대를 더한다.
이유영 캐스팅에 대해 현PD는 "유영씨는 그동안 개성 캐릭터를 많이 해서 차갑고 어두운 이미지가 강한 배우더라"며 "캐스팅 때문에 처음 만났는데 처음에 개인적으로 마주하는데 밝고 화사한 기운을 가진 사람이더라"고 말했다.
현PD는 "만나서 수다를 떠는데 애교가 많고 귀엽고 여성스럽더라. 제가 생각했던 은성이는 소년 같고 씩씩하고 대찬 이미지였다. 유영씨를 만나서 저런 매력의 배우가 조금 더 여성스럽고 편안한 느낌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설명했다.
실제 본인의 성격과의 차이점에 대해 이유영은 "모든 면이 이해 가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성은 통통 튀는데, 감정의 기복이 있는 스타일이다. 감정선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감독님께서 기본적으로 이유영으로서 한은성에게 입혀달라 하시더라. 편하게 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선호 역시 상대 배우에 대한 '이미지'를 깨게 됐다고 전했다. 김선호는 "(이유영에게) 스릴러퀸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제가 상상했던 것과 달랐다. 은성과 비슷한 면이 있었다. 애교도 많아 제가 다가가는데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선호는 "내가 '아' 하면 (이유영이) '어' 하고, 장난도 많이 쳤다. 고민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많이 배웠다. 친구처럼 재밌게 했다"고 밝혔다.
김선호의 말에 이유영 역시 소감을 전했다. 이유영은 "첫 리딩했을 때는 (김선호와) 대사 톤의 차이가 있었다. 그것을 맞춰가야지 했는데 김선호 씨가 열려 있어 잘 받아줬다"고 말했다.
그는 김선호에 대해 "리액션을 잘해주는 배우였다. 정말 좋았다. 죽이 잘 맞았다"면서 "계속 티격태격하면서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현PD가 본 김선호는 어땠을까. 그는 "김선호씨는 아무리 우리가 일 때문에 만났더라도 낯선 사이인데도 편안하게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주더라. 래완이는 츤데레, 무뚝뚝하고 툭툭 던지는 캐릭터를 생각했는데 선호씨가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하는 매력이 있더라"면서 "내가 생각한 래완이보다 훨씬 젠틀한 래완이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이 가진 매력이 상당해서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뛰어넘게 해줘서 즐거웠다"고 밝혔다.
이날 김선호는 데뷔 후 처음으로 드라마에서 단독 주인공으로 나선 벅찬 소감도 전했다. 그는 "역할에 크고 작은 건 없지만 주인공은 내게 의미가 크긴 하다"며 "잊지 못할 작품이 된 거 같다"고 말했다.
김선호는 "특히 그는 단막극은 다른 드라마와 달리 시작과 끝을 알아 준비 과정이 즐거웠다"면서 "어떻게 보면 이 드라마는 평범한데, 둘에게 사랑이 찾아오는데 미묘하게 말 한마디에 사랑이 시작되는 과정을 표현하는 게 즐겁더라"고 말했다.
그는 "단막극이라고 해서
'미치겠다, 너땜에!'는 '위대한 유혹자' 후속으로 오는 5월 7일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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