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빛과 그림자는 공존했다. 매일 경이로운 기록을 갱신 중인 동시에 독과점 논란으로 마냥 박수칠 수만은 없는, 마블 10주년 야심작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이하 ‘어벤져스3’, 감독 안소니 루소·조 루소)을 두고 하는 말이다.
개봉 첫날 무려 97만6835명을 관객을 동원하며 영화 역사상 최고 흥행 오프닝 기록을 세운 ‘어벤져스3’는 개봉 이틀째인 26일 100만 관객을 단숨에 돌파하며 역대 최단기간 100만 돌파 기록까지 수립, 역대 외화 최고 오프닝 및 역대 마블 영화 최고 오프닝까지 모두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개봉 3일 만에 200만을 돌파, 주말을 맞아 그 기세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예견된 흥행 광풍과 마찬가지로 예상했던 독과점 문제 또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개봉날인 25일 기준 ‘어벤져스3’의 스크린 갯수는 2,461개로, 전체 46.2%에 달했다. 상영 횟수는 총 1만1430회로 점유율은 무려 72.8%다. 함께 개봉한 상영 횟수 2위인 국내영화 ’살인소설’은 그보다 한참 떨어진 842회에 그쳤고, 점유율도 5.4%에 불과하다. 1위와 2위의 격차는 언급하기도 민망한 수준에 사실상 초토화다.
일부 극장에서는 하루 종일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만 상영되는 경우도 발생했고, ‘어벤져스3’가 아닌 다른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은 조조 혹은 심야시간 영화관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2017년 여름 ’군함도’ 역시 개봉 당일 스크린 2027개를 가져가 독과점 논란에 휩싸인 바 있지만 결국 각종 논란과 작품 자체에 대한 호불호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채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퇴장한 바 있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좀처럼 나아지고 있지 않은 가운데 비정한 시장 논리에 다시 한 번 신중하게 되짚어봐야 한다. 한국 영화 시장이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우리 영화계
한편, ‘어벤져스3’는 앞서 번역을 맡은 박지훈 번역가가 영화 결말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오역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또 한번 불편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어벤져스3’ 측은 해당 논란에 대해 “해석의 차이일 뿐, 자막 수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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