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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범수가 데뷔 2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김범수는 25일 오후 서울 합정 프리미엄 라운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데뷔 20주년을 앞두고 새롭게 준비 중인 프로젝트 '메이크 20'에 대해 소개했다.
1999년 1집 타이틀곡 '약속'으로 데뷔한 김범수는 올해로 데뷔 19주년을 맞았다. '보고싶다', '슬픔활용법', '끝사랑', '나타나' 등 히트곡을 꾸준히 냈으며 2011년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 발라드, 록, 라틴, 트로트 등 모든 장르를 소화하는 모습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날 김범수는 "개인적으로 예전에는 20주년이라는 숫자는 엄청난 기념거리였다면, 지금은 20주년이란 게 크게 부각될 만한 이슈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담담하게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동안 음악 해왔던 것을 정리하는 느낌보다는 앞으로 해야 할 음악을 정리하는 느낌에서 '메이크 20'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며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20년을 준비해야겠다는 포부와 다짐을 넣은 당찬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메이크 20'은 과거의 음악을 재탄생시키는 '리메이크'(Re-make),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는 '뉴메이크'(New-make), 다른 가수와 신선한 컬래버레이션(협업)을 보여줄 '위메이크'(We-make)를 골자로 한 특별한 프로젝트다.
김범수는 "'월간 윤종신' 같은 정기적인 프로젝트는 아니다. 기회와 상황에 맞을 때 음원이 순차적으로 공개될 것이다. 스무개의 음원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것이기 때문에 장기 프로젝트가 될텐데, 지치지 않고 좋은 음악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고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김범수는 "'메이크 20' 프로젝트는 진행하면서 계속 변경되는 틀도 있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는 프로젝트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는 정기성을 띠진 않는다. 그는 "신선한 작품을 만들어드리고 싶을 때마다 작품 만들고, 그것을 공개하고 싶은 생각이 크다. 어떻게 보면 템포에 맞지 않는 프로젝트일 수도 있다. 금세 잊혀지는 시대지만 나는 조금 더 아날로그적인 시도 하고 싶고 조금 걸어가는 템포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크 20' 프로젝트는 26일 첫 싱글 '난 널 사랑해' 발표를 시작으로 총 스무 곡까지 이어진다. 신효범의 '난 널 사랑해'를 프로젝트의 시작으로 꼽은 이유로 그는 "신효범 선배가 국가적인 큰 행사에서 '난 널 사랑해'를 부르는 걸 보면서 나도 대형 가수가 되고 싶다, 저런 대형 무대에서 폭발적으로 불러내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스펠 베이스로 편곡해보자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하고 있었다. 종교적인 색채를 가지려 한 건 아니었다. 이 노래가 가진 좋은 에너지를 작품에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범수는 이번 프로젝트로 콜라보레이션 하고 싶은 가수로 나얼과 도끼를 꼽았다. 김범수는 "개인적으로 나얼로부터 받는 영감이 크다. 지금까지도 너무 훌륭하게 음악 하고 있는데 더 늦기 전에, 좋은 피지컬로 할 수 있을 때, 많은 분들이 반응 해 주실 때 해보자고 나얼에게 넌지시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얼은 워낙 그런 일에 관심이 없어서, '좋지' 하고 넘어가는데, 내가 끊임없이 구애를 해서, '메이크 20'에 꼭 성사시키고 싶다"고 덧붙였다.
도끼에 대해서는 "도끼가 러브콜을 던졌는데 내가 그걸 고사한 느낌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건 절대 아니다. 타이밍이 안 맞아서 불발되긴 했는데, 이번 프로젝트에서 도끼와의 프로젝트도 성사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 대표 보컬리스트로 꼽히는 김나박이(김범수, 나얼, 박효신, 이수) 별칭에 대해서도 기분 좋은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김나박이가 굉장히 신기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비단 노래 잘 하는 가수가 이들만 있는 건 아닌데, 마치 대명사처럼 된, 상징적인 느낌"이라며 "노래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대중이 꼽아준 보컬리스트 명단에 내가 들어간 게 영광이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 있어서 훌륭한 건지 사실 잘 모르겠다. 많이 부족한 가수인데 함께 이름이 거론되어 기분 좋다"고 말했다.
지난 20년 동안 가창력이 부각된 것이 사실이지만 추후 진행될 프로젝트에서는 김범수의 다른 매력도 보여줄 예정이라고. 김범수는 "아무래도 가창 위주의 보컬리스트로 알려져있고, 그런 부분에 대중의 관심이 높다 보니 테크니션 쪽에 관심이 많이 가는 듯 하다. 그렇다 보니, 음악적으로 좋은 느낌을 담는다던지 좋은 곡을 쓴다던지 하는 쪽에 오히려 더 관심을 가지고 그 쪽을 채워가기 위해 노력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이어 "가창 부분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은 감사한 일인데, 내가 가진 다른 매력도 많다는 걸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20년 가까이 활동하며 기억에 남는 무대로는 '나가수'에서 선보인 이소라의 '제발' 무대를 꼽았다. 김범수는 "그 때의 감동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동안 가수로서 내 목소리를 음악에 빌려드리는 작업을 해왔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데뷔 12년 만에 처음 받은 느낌이었다. 나도 무대에서 그렇게 박수를 받을 수 있구나,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꿈을 실현한 듯한 감동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1년 12월, '하루'의 팝 버전인 'Hello Goodbye Hello'로 빌보드 차트에 진입하기도 했던 김범수는 "은퇴할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을 목표 중 하나가 빌보드 재진입"이라 힘 줘 말했다. 그는 "국내 활동을 빌보드에 염두에 두고 하진 않지만 한국 활동을 성실하게 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는 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한국인들이 사랑해준 토종가수 김범수의 것을 메인으로 하되, 글로벌한 활동에 대한 꿈도 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패티김 선배님이 롤모델이다. 50년 하는 데 아직 반도 안 왔다.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20년간 좋은 가수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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