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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의 도발은 통했다.
지난 12일부터 3회에 걸쳐 방송 중인 MBC 교양 파일럿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방송가에 파란을 불어일으켰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대한민국의 가족 문화를 이른바 '전지적 며느리 시점'에서 관찰, 자연스럽게 대물림되고 있는 불공평한 강요와 억압이 벌어지고 있는 데 대한 문제 제기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고부간 혹은 장서간 벌어지는 갈등을 주로 '말'로 풀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예: MBN '동치미' 등) 마치 '우리 결혼했어요' 같은 둘만의 시간을 통한 '행동'을 예능적으로 풀어내(예: SBS '백년손님' 등)는 류의 프로그램과 달리,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일상 속에 카메라를 투입, 현실 가정의 상황을 관찰자 시점에서 진단했다.
오롯이 며느리의 시선으로 프레임을 맞춘 만큼, 한국 사회 정서상 일면 도발적으로 비춰질 우려도 있었으나 다수의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에 공감하며 기존 가족 문화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파일럿으로 기획됐지만 2회 연속 4%대 시청률과 높은 화제성, 시청자의 공감과 응원을 얻는 데 성공하며 3회가 방송되기 전 일찌감치 정규 편성을 확정했다. 파일럿 방영 동안 발견된 문제점 등을 반영해 6월께 정규 편성될 예정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의도와 관계 없이, 큰 논란 만큼이나 거센 질타가 특정 출연진 가족에 쏟아지는 역풍도 등장했다. 2회 연속 가장 많은 공감과 분노를 산, 박세미씨의 남편 김재욱을 향한 악플이 쏟아지고 있는 것.
김재욱 가족을 향한 분노는 2회 방송 이후 절정에 이르렀다. 박세미씨가 둘째 출산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 병원에서도 산모의 안전을 위해 제왕절개를 권하는 와중 시아버지가 자연분만을 재차 요구하는 모습이 그려진 것.
단순 권유를 넘어서 사실상 (자연분만 할 것을) '주장'하는 시아버지의 고집스런 모습과 함께, 시부모와 아내 사이 중간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김재욱의 행동 또한 질타의 대상이 됐다.
특정 출연진에 이같은 포화가 쏟아진 것은 제작진으로서도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는 일. 이에 대해 정성후 책임 프로듀서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방송 후 재욱씨네 집안 분위기가 특별히 나빠지거나 한 건 없다고 하더라"면서도 "남의 가정에 대해 비판하지 말고 자기 집,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면 더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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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박세미 가족에 대해서는 "처음 작가들이 섭외 전화를 했을 당시 김재욱씨는 '우리집은 고부갈등이 없다'고 했고, 세미씨도 스스로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반응했다. 그런데 녹화를 하는 과정에서 세미씨가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니 이건 아니구나 하는 자각이 되더라'고 하더라"면서 "본인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 계기가 된 것"이라 설명했다.
또 정 프로듀서는 시아버지의 요구에 대해 "(김재욱의 어머니가) 재욱씨는 제왕절개를 했지만 재욱씨 여동생을 자연분만 하신 경험이 있다 보니 며느리도 그랬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신 말씀"이라면서도 "하지만 부모가 결혼을 통해 독립된 하나의 가정을 형성한 자식 부부의 분만의 방식까지도 관여하는 게 과연 맞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정 프로듀서는 특히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관련, "우리가 주목한 부분은 고부의 문제로 보일 뿐, 실제로는 대한민국 가족문화 속에서 습관적으로 대물림돼 온 차별의 문제가 마치 두 여자의 문제인 것처럼 치환돼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며 "고부갈등 프레임으로 만들어놓고 '여자들 문제에는 끼지 말라'며 다른 구성원들은 한 발 물러나 있는 이야기를 짚고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프로듀서가 SNS에 게재한 글을 통해, 방송 후 쏟아진 다양한 시선에 일부 흐트러진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기획의도를 다시금 떠올려본다.
"'이나리'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고부갈등이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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