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인터뷰①] 장동건 “‘7년의 밤’, 모든 걸 쏟아낸 작품…여한 없다”

↑ 배우 장동건이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MBN스타 김솔지 기자] 배우 장동건이 영화 ‘7년의 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원작 소설의 팬이라고 밝히며, 이번 작품을 참여한 소감으로 “여한이 없다”고 털어놨다.

‘7년의 밤’은 한 순간의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 최현수(류승룡 분)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 오영제(장동건 분)의 7년 전의 진실과 그 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정유정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을 꽤 오래전에 읽었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오영제를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영화화가 된다는 소식을 들었고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을 때 기분이 남달랐다. 신기했다.”

장동건은 ‘7년의 밤’에서 연기 인생 최대의 파격 변신을 꾀했다. 그는 딸을 잃고 복수심에 불타는 악마 오영제를 표현하기 위해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역대급 외모 변신은 물론, 폭발적 감정 연기까지 선보이며 스크린을 사로잡았다.

“제가 생각했던 오영제는 샤프하고 예민하면서 섬세한 이미지였는데,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 부서졌다. 그러면서 캐릭터를 위해 살을 10kg로 찌우면 어떻냐고 하더라. 지역사회의 권력자로 불릴만한 기름진 중년의 모습을 얘기하는데 이건 아닌데 싶었다. 걱정이 앞섰다. 그렇지만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 영화가 단순히 사이코패스라고 하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 있어서 영화로서 표현하기에는 설득이 덜 될 것 같았다. 너무 사이코패스에 매몰돼서 염두에 두지 말자고 생각했다. 오히려 조금 더 이해가 되는 인간으로 만들어 보자고 합의해 그렇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 배우 장동건이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원작 소설을 읽고 진작에 오영제라는 인물에 끌렸다는 장동건. 그는 원작이 영화화 되면서 자신이 맡은 오영제의 설정이 사뭇 달라진 점에 대해 많은 고민을 거쳤다고 털어놨다.

“오영제는 원작과 가장 다른 캐릭터이지 않나. 불명확하게 시작한 캐릭터다 다른 캐릭터들의 감정선은 어떻게 보면 단순하다. 최현수의 아이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나 동기는 이해가 간다. 진심으로 너무 예뻐하고 사랑했던 딸을 복수하는 건 쉬운데, 오영제는 그게 아니라서 조금 더 복잡하고 어려웠다. 촬영 초반에는 ‘한 번 가보자’라는 느낌으로 했다. 그래서 현장에서도 한 장면을 가지고 여러 느낌으로 연기했다. 버전을 다양하게 쌓아가면서 만든 캐릭터였다. 갈수록 캐릭터가 명확해졌다.”

원작 ‘7년의 밤’은 ‘가장 영화화가 기대되는 소설’ 1위에 선정된 바 있으며,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이다. 그만큼 소설을 스크린으로 펼쳐놓는데 어마어마한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주연배우로서 극을 이끌어가게 된 장동건 또한 부담감을 안게 됐고, 앞서 원작팬이라고 밝혔던 그는 원작팬들의 마음 역시 이해한다고 말했다.

“원작팬들의 아쉬운 마음은 이해한다. 원작의 좋은 점이 있고, 최대한 가져오려 했다. 그 중 가장 다른 지점은 오영제일 것이고, 제가 처음 오영제를 만났을 때 느낌과 원작 팬들이 갖는 느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저는 원작 캐릭터가 영화의 캐릭터로서는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들에게 그런 딜레마를 주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를 응원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오영제에게서 타당한 이유도 있었으면 했다. 원작과 영화, 다름에서 오는 당황스러움이 있었다. 원작을 모르시는 분들이 영화를 봤을 때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하다.”

원작의 높은 벽을 마주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보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힘든 작업을 거쳤을 터다. 그런 뜨거웠던 순간이 지나고 돌이켜 보니, 장동건에게 ‘7년의 밤’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이 영화는 내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한 작품이다. 스스로 연기를 잘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렇게 더 해볼 걸’이란 후회나 여한이 없다. 내 모든 걸 쏟아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작품이다. 그래서 여한이 없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