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보고 싶은데 입맛에 딱 맞는 작품이 없다고요? 보고 싶은 영화에 마땅한 정보가 없다고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상업 영화 외에도 최신 개봉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골라주’는 코너로, 예비관객들의 영화를 향한 호기심을 살살 긁어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 ‘일주일 그리고 하루’ 사진=알토미디어㈜ |
[MBN스타 김솔지 기자]
제목 : 일주일 그리고 하루
감독 : 아사프 폴론스키
출연 : 샤이 아비비, 이브게니아 도디나, 토머 카폰
상영시간 : 98분
개봉 : 4월 5일
◇ 일주일 그리고 하루
주인공 이얄이 20대 아들의 죽음 후 아내와 함께 ‘시바’라는 일주일 동안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시간을 가진 후 일상으로 복귀하는 이야기를 담은 블랙 코미디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국내 관객들에게 찬사를 받았고,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90%(2018년 3월 28일 기준)에 달한다.
◇ 상실을 애도하는 그들만의 방식
이얄과 비키 부부는 20대 아들의 죽음 후 시바를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오려 한다. 아내 비키는 슬픔을 잊기 위해 원래의 삶으로 서둘러 복귀하지만, 이얄은 다소 엉뚱한 행동을 한다.
그는 아들이 입원했던 병원을 찾아가 의료용 마리화나를 훔쳐다 몰래 피는가 하면, 이웃집 부인의 뺨을 때리거나, 아들의 친구였던 이웃 청년 줄러와 격렬하게 탁구를 치고, 그의 에어기타 연주를 감상하는 등 방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애도 기간을 마치고도 원래의 생활로 되돌아오지 못하는 이얄의 모습과 애써 담담하게 일상으로 돌아오는 비키의 모습이 대조를 이루며 깊은 여운을 안긴다.
↑ ‘일주일 그리고 하루’ 사진=알토미디어㈜ |
◇ 유쾌해서 더 아프다
영화는 유대인 부모가 아들을 잃고 애도하는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렸다. 가슴 찡한 소재지만 엉뚱하면서도 독특하게 표현해 보는 내내 웃음을 유발한다. 하지만 그래서 더 가슴 아프다. 이얄과 비키는 하나뿐인 아들을 떠나보내고 밀려오는 슬픔을 표출하는 대신 가슴 깊숙한 곳에 꾹꾹 눌러 담는다.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슬픔을 담담하게 그려 잔잔한 감동을 자아낸다.
이얄은 아들의 친구인 줄러와 함께 다녔다. 그러면서 줄러의 또래 마냥 철없는 행동을 보였다. 마치 아들의 빈자리를 줄러를 통해 잠시나마 채우려는 듯 해 안쓰럽게 느껴진다.
이얄과 줄러가 어린 소녀 바르와 함께 엄마의 암을 제거하는 가상의 수술을 집도하는 장면은 엉뚱하면서도 진한 여운을 남긴다. 엄마가 완쾌하길 바라는 바르의 소망을 실현시켜 주듯 정성
또 이얄은 아들의 방에서 잠든 줄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그 옆에 조심스럽게 눕는다. 이를 본 비키는 또 그 옆에 가만히 눕는다. 그리고 서로를 감싸 안는다. 눈물을 흘리진 않았지만 온몸으로 울부짖는 듯한 부부의 모습을 통해 격한 상실감을 드러내 묵직한 울림을 준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