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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지웅. 사진|허지웅 SNS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백민경 인턴기자]
작가 허지웅이 제주 4.3 사건을 다룬 영화 ‘지슬’을 추천했다.
허지웅은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 포스터와 함께 “1954년 9월 21일 무력 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제주도 양민들이 희생당했다”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제주 4.3 사건은 30만 여명의 도민이 연루된 가운데 3만명의 학살 피해자를 양산했다. 재판절차 없이 주민들이 집단으로 사살됐다”라고 분노했다.
끝으로 그는 “오늘 여러분에게 오멸 감독의 영화 ‘지슬’을 추천한다. 70년 전 제주도에서 목숨을 잃은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빈다”라고 말했다.
영화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는 지난 2013년에 개봉한 오멸 감독의 영화로 전통 제례를 모티브로 한 흑백 영화다. 특히 제주 4.3사건 희생자들의 영혼을 소환하여 위로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한편 제주 4.3 사건은 1948년 4월 3일 남한만의 단독 정부 수립에 반대한 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 봉기와 미 군정의 강압이 계기가 되어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안타까운 사건이다.
<다음은 허지웅 SNS 글 전문>
1954년 9월 21일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제주도 양민들이 희생당했습니다. 당시 미군정은 제주도민의 70%를 좌익 또는 그 동조자로 인식하고 있었어요. 일제강점기의 경찰이 그대로 미군정의 경찰이 되고 그로 인한 갈등이 증폭되면서 제주도는 혼돈의 섬이 되었습니다. 당연히 그랬겠지요. 해방이 됐는데도 경찰이 그대로니까요.
이 와중에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을 위한 선거가 예정되면서 남로당 제주도지부는 중앙당과의 협의 없이 무장폭동을 감행했습니다. 극우세력은 미군정에 ‘빨갱이 토벌 작전’을 요청했고요. 미군정은 전국에서 차출한 대규모 군인과 경찰, 그리고 서북청년단 등의 반공단체를 급파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주 4.3 사건은 30만 여명의 도민이 연루된 가운데 3만 명의 학살 피해자를 양산했습니다. 재판절차 없이 주민들이 집단으로 사살됐습니다. 그 가운데 토벌대가 파악한 무장대 숫자는 500명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는 빨갱이가 뭔지도 모르는 양민이었습니다.
제주 4.3 70주기를 맞이해 생각해봅니다. 조지 오웰은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며,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를 지배하던 자들이 권력의 편의대로 과거를 바꾸고 재단하여 국정 역사교과서 같은 것을 만들려고 했던 데에는 명백한 이유가 있습니다. 있었던 일을 없었던 일로, 없었던 일을 있었던 일로 바꿀 수 있는 힘은 독재와 장기 집권의 기본 요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자들은 권력의 심장부에서 멀어진 지금에도,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실은 언젠가 승리한다고들 하지만, 지키지 못한 진실은 반드시 지워집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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