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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룸' 엄지영.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
연극배우 엄지영이 ‘미투’(#MeToo·나도 말한다) 운동에 동참, 배우 오달수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을 폭로하며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엄지영은 27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과거 오달수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폭로했다. 엄지영은 이날 인터뷰에서 2000년 초반 오디션 조언을 구하기 위해 서울에서 오달수를 만나, 오달수가 얼굴이 팔려 부끄럽다며 모텔로 향했고, 어쩔 수 없이 따라들어갔다가 위험천만한 상황을 겪었다는 것.
이날 엄지영은 소개를 부탁하는 손석희 앵커에 말에 “전에도 연극배우였고 지금도 연극배우고 연극영화과를 가려고 하는 학생들 입시학원에서 연극 관련 수업을 하고 있다”라는 말로 자신에 대해 소개했다.
엄지영은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피해 경험을 밝히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댓글 올린 분의 글을 보고 '나도 이제 얘기할 수 있겠구나'하고 기다렸다. 그리고 그분이 마녀사냥 당하고 댓글을 내리고 오달수가 사과를 할 줄 알았다. 기다렸는데 사과는커녕 그 사람이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없었던 일처럼 말하는 게 용서가 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제가 학원에서 애들을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이 ‘열심히 할게요 선생님’이라는 문자를 보내는데 그 아이들이 열심히 해서 현장에서 저 같은 일을 당하게 될까봐 그게 너무 싫었다. 저 역시 제 이름을 공개 하지 않으면 나도 없었던 일이 될 것 같았다. 지금도 오는 길에 ‘얼굴보고 얘기하자’는 말에 기가 막히고, ‘그래 얼굴 보고 얘기하자’는 생각이 들어 용기냈다”고 답했다.
당시 가해자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던 이유에 대해서는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비슷한 일들이 연습과정에서 벌어졌을 때 ‘왜 이러세요’하면 분위기가 흐려지고, 선배들이 ‘너 귀여워서 하는 말이었는데 그렇게 반응하면 내가 이상한 사람 되지 않냐’고 말하고, 더 거부가 들어가면 연습 중에 욕설을 하고 그런 분위기가 있었다. 저희 때는 무대도 별로 없었고 설 수 있는 공연도 없었다. 연출들 사이에 ‘쟤 쓰지 말라’는 말이 도는 게 무서웠다. ‘나는 연극을 계속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말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엄지영 외 또 다른 피해자가 있는지 아냐는 물음에는 “실명을 듣거나 하진 않았다. 처음 연희단에 있으며 연습을 하며 들은 얘기도 엄청 많았고 그래서 분명히 저는 더 있을 거라고 더 그런 분들이 있다는 것이 있다는 건 미안하고 힘든 일이지만 나와주셨으면 좋겠다. 오달수가 ‘내 기억에는 없고 증거도 없고, 그러니까 없었던 일이다’하는 것을 막았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가해자의 법적대응 가능성에 대한 걱정이 없냐는 말에는 “걱정된다. 말 그대로 ‘천만 요정’인데 ‘내 말을 믿을까 저 사람 말을 믿을까’하는 생각을 했고, 주변에서도 ‘안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무고죄로 걸면 걸라고 하라. 저는 정말 있었던 일이고, 증거는 댈 수 없지만 저한테는 있었던 사실이다. 본인 증거 없다고 저한테 사과하지 않고 미안한 마음 안 가진다 하더라고 이걸 보고 있는 사람들이 알 것이다. 제가 뭐 하려고 제 얼굴 대고 이름 대고 ‘내가 그런 일을 당했다’고 여자배우가 얘기를 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엄지영의 인터뷰가 나간 뒤 오달수 소속사 스타빌리지 관계자는 26일 스타투데이에 “JTBC ‘뉴스룸’ 방송을 봤다”면서 “저희도 사실 확인을 다 하고 신중하게 보도 자료를 낸 것이다.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은 변함없다”라고 말
엄지영은 1996년 극단 부두연극단에 입단한 연극배우. 그는 2000년 극단 자유 바다로 입단해 활동했으며, 뮤지컬 '넌센스1'과 '넌센스2'에 출연했다. 2014년부터 시립극단 작품에 출연, 하나로 프로젝트에 출연, 국제연극제, 창작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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