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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10년만에 무대로 돌아온 황정민은 여전히 빛났다. 황정민은 연극 ’리차드3세’에서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해냈다.
연극 ’리차드3세’는 영국의 장미전쟁기 실존인물 ’리차드3세’를 모티브로 세계적인 문호 셰익스피어가 탄생시킨 희곡.
명석한 두뇌와 언변을 가진 왕자로 태어났지만 곱추라는 신체적 결함 때문에 어릴 적부터 주변의 관심 밖에서 외면당하며 자라온 리차드3세가 권력욕을 가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리차드3세’의 내용은 이렇다.
리차드는 요크가의 3남으로, 그의 큰 형 에드워드는 영국의 국왕이다. 오랜 전쟁으로 심신이 미약하진 에드워드와 그의 아내인 엘리자베스, 그리고 둘째 형 조지를 밀어내고 영국의 왕좌를 차지하려는 계략을 세운다.
볼품없이 못생긴 얼굴과 움츠려든 왼팔, 곱사 등을 가진 신체적 불구자이지만 이 모든 콤플렉스를 뛰어넘는 뛰어난 언변과 권모술수, 유머감각, 탁월한 리더십으로 경쟁구도의 친족들과 가신들을 모두 숙청해 나간다. 원하는 모든 걸 손에 넣은 과연 리차드3세가 그리는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
"비뚤어 진 게 아니라 뒤틀린 거라고" 말하는 리차드3세는 이미 자신을 바라보는 뒤틀어진 세상의 시선에 비뚤어져 버렸다. 가지지 못한 걸 얻기 위해 가진 것을 버리는 악수를 두는 리차드3세. 결국 가지지 못했던 것 얻었지만 모든 것이 신기루였다는 걸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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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이 연극 무대 중앙에서 마치 ’연극배우 황정민은 죽지 않았다’고 소리지르는 것만 같다. ’리차드3세’는 황정민의, 황정민에 의한, 황정민을 위한 무대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다.
남편과 자식들을 잃는 어머니 엘리자베스의 비통함을 연기한 김여진, 원하던 왕좌를 손에 넣었지만 함께 전쟁을 누비던 형제의 죽음으로 미쳐 죽어가는 에드워드 4세를 완벽하게 그려낸 정웅인, 요크가로 인해 남편과 아들을 잃은 랭커스터 가문의 마가렛의 저주를 진정성 있게 그려낸 정은혜 등 무대 위
"나의 죄를 묻는 그대들의 죄를 묻겠다"며 사라지는 리차드3세와 "모두에게 묻는다. 그대들이 무슨 죄를 지었는지 아는가"라고 읍조리는 마가렛의 마지막은 과거 뿐 아니라 현재에도 통용되는 질문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온다.
연극 ’리차드3세’는 오는 3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shinye@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