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크로스’ 고경표의 열연이 시청자 가슴을 두드렸다.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의사가 된 남자가 있다. 그는 아버지를 죽인 살인범에게 죽음의 칼날을 들이밀고 있다. 하지만 살인범의 비열하고 악랄한 반격은 상황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끌고 갔다. 하지만 이 남자는 절대 복수를 멈출 수 없다. 자신이 망가지고 비참해질지라도. tvN 월화드라마 ‘크로스’(극본 최민석/연출 신용휘) 속 고경표(강인규 역)의 이야기다.
19일 방송된 ‘크로스’ 7회에서는 복수를 향해 폭주기관차처럼 달리는 강인규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그려졌다. 살인범 김형범(허성태 분)을 죽이기 위해, 그에게 처절한 복수를 하기 위해 달려온 강인규지만 한편으로는 의사로서 다른 이들의 생명을 살리고자 노력해왔다. 그런 그였기에 목숨을 잃는 희생자가 발생하자, 더욱 흔들리고 말았다.
김형범은 교통사고를 위장, 탈주에 성공했다. 대신 김형범에게 약을 몰래 주었던 백성호(하회정 분)은 목숨이 끊어지고 말았다. 자신의 복수가 시발점이 돼 백성호가 사망했다는 사실이 강인규는 고통스러웠다. 그는 백성호의 아버지인 백지남(유승목 분)에게 눈물로 사죄했다.
하지만 강인규는 멈출 수 없었다. 돌이킬 수도 없었다. 강인규는 아버지, 여동생의 추억을 품에 안은 채 “내가 원하던 건 이런 게 아니었는데 지금 뭐 하는지 모르겠다”며 오열했다. 늘 냉정함을 유지하던 강인규가 이토록 감정을 무너뜨리는 모습은, 보는 사람까지 가슴 저리게 만들었다. 이 장면에서 고경표의 디테일한 감정연기가 시청자 가슴을 두드렸다.
잘못된 것을 알지만 돌아설 수 없는, 폭주해야만 하는 강인규의 슬픔이 드러난 장면은 또 있다. 고정훈(조재현 분)이 돌아간 뒤 집에 홀로 남겨진 강인규가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씁쓸한 슬픔에 잠긴 모습이다. 거울에 비친 강인규의 모습은 만신창이였다. 상처투성이가 된 얼굴은 물론 “복수에 성공해도 더 비참해질거야”라는 고정훈의 말이 비수처럼 꽂힌 가슴까지 만신창이였던 것.
일련의 장면들을 통해 고경표는 그간 절제해오던 감정을 표면적으로 드러냈다. 단 폭발하듯 쏟아낸 것은 아니다. 강인규라는 인물은 복수를 위해 늘 냉정함을 유지해온 캐릭터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캐릭터다. 고경표는 이 같은 강인규 캐릭터의 특성을 살려 극적인 액션 없이 오로지 눈빛, 표정, 눈물만으로 감정을 표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를 단숨에 몰입하게 만들 만큼, 고경표의 연기는 깊이 있고 디테일했으며 탁월했다.
돌아가기엔 너무 늦었다는 극중 강인규의 말처럼, 복수에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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