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1987`에서 황경위로 분한 배우 박지환. 사진|강영국 기자 |
(인터뷰①에서 이어) 배우 박지환은 영화 ‘대립군’부터 ‘범죄도시’, ‘1987’에 이르기까지 강하고 무서운 이미지의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욕심이 있는 배우에게, 하나의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터. 하지만 박지환은 “제가 ‘1987’에서 여진구가 연기했던 박종철 열사 캐릭터를 맡을 수는 없잖아요”라며 하하 웃었다.
“연극할 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어요. 그런 캐릭터를 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걸요. 제 얼굴이 약간 무섭잖아요. 하지만, 얼굴에 불만은 없어요. 관객들이 저라는 배우를 계속 만나다 보면, 제가 가지고 있는 빛깔들을 봐 주시지 않을까요? 저는 제 안에 있는 것들을 알고 있거든요. 언젠가는 편안해지고, 익숙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저처럼 생긴 사람도 영화에 필요하지 않을까요.(웃음)”
↑ 박지환은 가깝고도 낯선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강영국 기자 |
“처음에 영화 연기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어요. 연기라는 중심은 같지만, 표현하고 보이는 방식이 다르더라고요. 저는 똑같이 연기를 하는데 카메라에는 제 감정이 담기지 않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했어요. 답답해서 직접 카메라를 사서 찍어보기도 했다니까요. 그래도 계속해서 촬영을 하다 보니 조금씩 노하우가 생겼어요. 동료 배우들, 선배들이 연기하는 것을 보면서 많이 배웠죠. 카메라는 요물인 것 같아요. 정말.”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느냐는 질문에 박지환은 “주어지는 대로 다 해보고 싶다”라는 대답을 내놨다. 탐이 났었던 캐릭터로는 영화 ‘파이란’(2001)에서 최민식이 연기했던 삼류 건달 강재 역을 꼽으며 “멋진 차보다 시동이 곧 꺼질 것 같은 차를 보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연기에 대한 고민과 연극 무대를 통해 다져진 탄탄한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박지환은 “대중에게 가깝고도 낯선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알 것 같았는데 또 모르겠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떤 작품에서 어떤 캐릭터를 맡더라도, 관객들이 저를 생소해 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배우로서 더 성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도 있겠죠. 유명하지만 작품에서 맡는 역할마다 새로움을 주는 선배님들이 계시잖아요. 저 역시도 그런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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