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다. 배종옥, 이원근, 지윤호 주연의 영화 ‘환절기’(감독 이동은)는 동성연애라는 다소 민감할 수도 있는 주제를 담았다. 하지만 동성연애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자신도 몰랐던 아들의 모습을 알아가는 엄마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작품을 그려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배종옥이 있다.
‘환절기’는 외국에서 근무하는 남편과 떨어져 사는 미경(배종옥)이 외동아들 수현(지윤호)과 아들 친구 용준(이원근)이 심상치 않은 관계임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퀴어 드라마. 극중 배종옥은 아들의 비밀 연애를 알게 된 엄마 미경으로 분했다.
영화는 충주로 여행을 떠난 수현과 용준이 교통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미경은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아들 수현을 간호하던 중, 카메라에 담긴 수현과 용준의 모습을 보게 된다. 영상을 통해 두 사람이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것을 깨달은 미경은 혼란에 빠진다.
이러한 감정은 보는 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미경으로 분한 배종옥의 연기는 자연스러움 그 자체다. 아픈 아들을 극진히 간호하는 어머니에서부터 아들의 비밀 연애를 알게 된 후 당황스러움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습까지. 배종옥이 실제 지윤호의 어머니로 느껴질 만큼,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여 몰입도를 높였다.
동성연애를 하는 수현과 용준 역을 각각 맡은 지윤호와 이원근도 친구와 연인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보여준다. 관객들은 두 사람이 연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친한 친구 사이에서 할 수 있는 어깨동무나 사소한 장난도 막 사랑을 시작한 풋풋한 모습으로 보인다. 지윤호와 이원근이 뽀뽀를 하거나 한 침대에 누워있는 신도 등장하기는 한다. 하지만 자극적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퀴어 영화는 당사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하지
오는 2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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