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감독 조근현, 이하 ‘흥부’)를 관람한다면, 책장 깊숙이 박혀있던 흥부전을 다시 한 번 읽어볼까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 아는 고전이지만,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참신함으로 무장한 ‘흥부’가 지난 5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흥부’는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 작가 흥부가 남보다 못한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 드라마. 흥부가 흥부전을 쓴다는 독특한 설정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두 명의 주역, 정우와 김주혁의 첫 만남은 강렬하다. 어린 시절 민란 속에서 하나뿐인 형과 헤어진 뒤, 형을 찾기 위해 조혁(김주혁)을 찾아간 흥부(정우)는 “그때 달구지에 형을 싣고 간 사람이 어르신이라 들었습니다”라며 인연의 시작을 알린다.
이 작품으로 사극에 처음 도전하는 정우 역시 흥부 역을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다만, 영화 초반 유쾌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던 흥부 캐릭터가 후반으로 가면서 급작스럽게 깨달음을 얻고 의인으로 변하는 모습은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 속 흥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탓에, 개연성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다.
‘흥부’에는 흥부가 놀부의 아내에게 주걱으로 뺨을 맞는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흥부전의 이야기도 각색
오는 1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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