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전지현` 민항. 제공|제이라인엔터테인먼트 |
한류(韓流)는 여전히 뜨겁다.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K팝 아이돌이 빌보드 차트를 점령하고, 송중기-송혜교 커플의 결혼식이 중국 연예 매체에서 생중계되며, 한국 드라마가 중화권에서 사실상 실시간으로 전파를 타고 있다.
나아가 이제는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외국인들도 대거 사랑받는 ‘쌍방향‘ 한류의 시대를 맞아 한국 활동에 당찬 출사표를 던진 이가 있으니, 주인공은 베트남의 가수 겸 배우 민항(Minh Hang·31)이다.
16세에 가수로 데뷔하며 연예 활동을 시작한 민항은 20대부터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으로 영역을 넓힌, 현 베트남 최고의 만능 엔터테이너다. 한국 드라마 ‘풀하우스’와 영화 ‘미녀는 괴로워’ 베트남판의 주인공으로 나서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현지에서 배우로서의 위상은 우리나라의 전지현, 가수로서의 위상은 이효리 ‘급’에 달하는 베트남의 슈퍼스타인 그가 한국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어려서부터 한국 드라마 보면서 자랐어요. 최근까지도 베트남에서 여러 한국 관련 방송에 출연했고, 관련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면서 한국 활동을 꿈꾸게 됐죠.”
↑ 베트남 톱스타 민항. 제공|제이라인엔터테인먼트 |
“한국은 아름다운 나라예요. 예전부터 한국 드라마를 즐겨 봐왔는데, 드라마와도 비슷한 느낌이죠. 하지만 무엇보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직접 경험해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커요. 한국 엔터 산업은 시스템적으로 정교하고 목표를 향해 전략적으로 나아가는 부분이 잘 정비돼 있잖아요. 한국의 체계적이고 전문성 있는 시스템을 경험하고 배우고 싶은 마음에 한국 활동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실제 민항은 베트남판 ‘별에서 온 그대’(리메이크 버전) 천송이 역 제안을 받는 톱스타지만 한국 활동에 나서는 각오만큼은 “신인의 마음가짐”이다.
“한국에서 성공하고 싶다는 욕심보다는 배우자는 자세로, 신인 같은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고 싶은 생각이에요. 운 좋게도 지금 대표님을 만나게 됐으니 더 넓은 시장에서 좋은 노하우와 시스템, 일하는 방식을 배우고 싶고, 좋은 선례를 남겨서 나중에 베트남 후배들이 잘 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놓고 싶습니다.”
민항은 유명 작곡가 겸 프로듀서 똘아이박과 함께 작업한 곡으로 오는 3월 싱글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팝 댄스곡과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곡으로 이미 녹음을 마친 상태. 인터뷰에 동석한 똘아이박은 민항에 대해 “많은 뮤지션과 작업했지만 목소리 톤이 좋다. 또 한국 사람과 다른, 베트남 특유의 독특함이 특별한 색이 될 것으로 본다”며 “춤과 노래가 다 가능한 만큼 잠재력을 더 끌어올릴 생각”이라 귀띔했다.
↑ 한국사랑이 각별한 베트남 톱스타 민항. 제공|제이라인엔터테인먼트 |
좋아하는 한국 음악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한국의 실시간 차트에 오른 곡들을 주로 많이 듣는데, 아이돌 음악도 좋아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이유, 백지영의 발라드를 좋아한다”고 답하기도. 이쯤 되면 한국통(通)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체 한국은, 민항에게 어떤 의미일까.
“한국은, 사람을 꿈꾸게 만드는 나라예요. 저뿐 아니라 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미래의 아름다운 모습을 꿈꾸고, 그걸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게 만드는 나라죠. 저 같은 경우 한국을 좋아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용기를 많이 내게 됐어요. 사실 뭔가를 하고 싶다는 용기가 제 나이엔 내기 쉽지 않거든요. 과거에도,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같은 마음으로 한국을 좋아하면서 용기 내 노력할 겁니다.”
다만 자신을 설명하는 ‘베트남 전지현’이라는 표현에 대해서
“전지현씨는 저도 무척 좋아하는 배우인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사실 부담도 돼요. 안티가 생길까봐 걱정도 되고요(웃음). 한류스타 중 딱히 롤모델이 있다기보다는, 여러 스타들의 강점을 배워 베트남 스타로서 저만의 색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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