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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밥바룰라` F4 윤덕용, 신구, 박인환, 임현식(왼쪽부터). 제공| 홀리가든 |
“우리 네 명 모두 참 어렵게도 이 길을 걸어왔는데…힘들었지만 참 재미있었어!(임현식) 후회 하냐고? 전혀. 배우가 아닌 다른 직업은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으니까(신구). 지금도 참 행복하긴 하지만, 앞으로 바라는 게 있다면 우리 같은 노인 배우들이 좀 더 활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으면(박인환). 노인들이 즐길 영화가 적은 게 사실이니까(임현식). 젊을 땐 욕심도 많고, 질투도 많아서 좋은 역할만 눈에 들어왔는데 나이가 드니 그런 게 다 사라지더군. 그런데 오히려 그러고 나니 잘 할 수 있는 많은 역할들이 눈에 더 잘 들어오는거야~(윤덕용). 보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 거기에 우리 영화가 좋은 영향을 미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테고!(F4 웃음)"
박인환‧신구‧임현식‧윤덕용, 영화 ‘비밥바룰라’(감독 이성재) 네 명의 주연 배우들이 ‘노인 영화’에 대한 애정을 당부하며, 한국 영화의 다양성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노인 영화’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비밥바룰라’ 배우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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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환은 ‘노인 영화’에 대한 애정을 당부했다. 제공 I 홀리가든 |
“앞서 ‘범죄도시’를 봤는데 굉장히 재미있고 시원하긴 한데 솔직히 좀 충격적이었어요. 너무 잔혹하고 자극적인 장면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데…하긴, 요즘 대부분 영화들이 그렇긴 하지. 온 가족이 부담 없이 함께 볼 수 있는, 나 같은 70대 이상의 관람객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따뜻하고 소박한 영화들은 너무 적어서 아쉽기도 하고. 결국엔 다양한 영화들이 틀어져야 관객들에게도 좋은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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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현식은 `비밥바룰라`의 출연 제의를 받은 것만으로 뿌듯했다고 밝혔다. 제공 I 홀리가든 |
그는 “노인으로서 점점 할 수 있는 게 적어지고, 설 자리가 없는 게 사실이지만 반대로 노인이어서 더 잘 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라며 “다만, 그렇기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그만큼 완성도도 높아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아직 많은 모델들이 없어 우리 영화가 어떤 반응을 얻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수줍게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번 기회로, 또 우리뿐만 아니라 중심에서 활약중인 노배우들이 점차 늘고 있으니, 그런 흐름에 맞추어 우리에게 또 한 번 이런 기회가 온다면 더 완벽하게, 제대로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노인 영화도 한류의 한 흐름이 되지 말란 법이 있나?”라며 유쾌한 미소를 지었다.
박인환 신구 임현식 윤덕용 4명의 베테랑 배우들이 뭉친 ‘비밥바룰라’는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네 아버지들이 가슴 속에 담아둔 각자의 버킷리스트를 실현하기 위해 나서는 휴먼 코미디다.
더 바랄 것 없었던 노년의 어느 날, 네 명의 친구들은 각자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마음 속 소망들을 깨닫게 되고 불가능할 줄 알았던 일들을 진심과 열정, 우정으로 하나씩 해 나간다. 일흔이 넘는 이들의 모습 속에는 사랑과 우정, 가족과 추억이 녹아 있다. 주인공들과 같은 세대뿐만 아니라 전 세대가 공감 가능한 이야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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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구는 평생 배우의 길을 걸어온 비결로 "연기 외에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제공| 홀리가든 |
이어 ‘오랜 기간 배우의 길을 걸어온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는 “연기 이 외에는 다른 걸 아예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당연한 길이라고 생각하고 걸어왔던 것 같다”며 두 눈을 지긋이 감았다.
그리곤 “노력과 성실함, 열정, 건강 이런 게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한 분야에서 오랜 기간 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나. 단편적인 한 가지만으로는 사실 버티기 힘든 것 같다. 나의 경우는 젊은 시절에 탄탄대로로 걸어온 것은 아니지만 단 한 번도 배우의 길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윤덕용 역시 "젊은 때는 그저 좋은 역할, 남보다 더 빛나는 자릴 원하고 질투도 하곤 했는데 나이가 점점 들면서 그런 게 다 의미가 없다는 걸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더라"라며 "내 건강에도, 배우의 꿈을 오래 간직해 펼쳐나가는 데 이런 ’내려놓음’이 좋은 역할을 한 것 같다. 그런 여유를 배우고 나니 한결 하고 싶은 것들도, 할 것들도 많아졌다는 생각이 든다"며 진솔하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끝으로 임현식은 “극 중 ‘비밥바룰라’를 부르는 신이 많이 나오는데 지금은 노인네이지만 우리도 한 때 젊은 시절 즐기며 부르던 노래다. 우리들의 청춘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우리 세대에게는 추억을, 젊은 세대들에겐 이해와 공감이 되는 지점이 됐으면 좋겠다. (신구 선
노인 영화의 본격적인 탄생을 알린 ‘비밥바룰라’는 지난 24일 개봉,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