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윤하 인터뷰 사진=C9엔터테인먼트 |
2000년대 윤하는 ‘비밀번호 486’ ‘우산’ ‘오늘 헤어졌어요’ ‘기다리다’ 등 노래방에 들리면 한 번쯤은 부르는 히트곡들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이 히트곡들이 윤하의 발목을 잡았다. 그의 음색이 돋보이는 히트곡들이지만 한편으로는 그에게 갑갑한 틀처럼 느껴졌다.
“3년 전쯤 음악이 너무 재미가 없어졌다. 내가 만드는 음악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던 시기였다. 그래서 앨범이 4, 5번이 엎어졌다. 좋아하는 음악, 즐겨듣는 음악에 대해 찾다 보니까 내가 머무르던 곳에만 있더라. 이번 다섯 번째 정규 앨범 ‘RescuE’는 5년 5개월 만에 발매됐다. 앨범 안에 들어가 있는 사진, 오브제, 모든 패키지, 곡, 가사 의미가 담겨 있어서 이 시대에서는 무거운 앨범이 아닌가 생각하는데 저를 표현한 앨범이라 굉장히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 |
↑ 윤하 인터뷰 사진=C9엔터테인먼트 |
윤하의 “음악이 재미없어졌다”라는 말이 뇌리에 박혔다. 의문이 들 찰나에 그는 1년 전까지를 ‘암흑기’라고 표현했다. 윤하는 슬럼프를 겪었을 때를 회상하며 차분하게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1년 전까지는 깊은 암흑기였다. 그때는 다 재미없었다. 지쳤었던 것 같다.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됐는데 (음악에) 확신이 없었다. 목소리도 좋지 않았던 시기가 있어서 노래도 부족했다. 음악을 두드리는 데 열리지 않는 게 보이는 시기였다. 작업하면서 깨닫게 된 것은 앨범마다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것은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뚝심 있게 하나를 갖고 가려는 생각이 크다. 윤종신 선배님처럼 짧은 기간을 이용하려고 한다. 표현하고 싶은 것을 표현해내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후회하지 않는 작품을 만들기보다는 좋아하는 노래를 보여주고 싶다.”
윤하가 지난 3년을 인생의 암흑기라는 표현을 쓴 이유로 자신의 음악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도 하나의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정확히 모르겠는데 가장 근접한 것을 꼽자면 너무 많은 사람을 만나 진실을 분간할 수 없는 게 힘들었다. 특히 연예인은 어떤 게 진심이고 겉핥기식의 관계임을 분간하는 게 힘든 직업이다. 어디 나가서 함부로 행동할 수 없는 직업이다 보니까 직업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10년 활동 동안 조금씩 (고민이) 쌓여온 것 같다.”
![]() |
↑ 윤하 인터뷰 사진=C9엔터테인먼트 |
윤하는 음악과의 권태기를 이겨내는 방안 또한 음악에서 찾았다. 새로운 음악에 도전하는 것이 그가 다시 음악을 맞잡는 계기가 됐다.
“지난 3년간 전혀 음악도 안 듣고 가만히 있었다. 귀가 꽉 찬 느낌이라 음악은 거의 안 들었다. 그게 필요한 시기였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이번 앨범의 의미가 크다. 성과를 거두는 것에 떠나 밖에서 사람을 만나는 계기가 됐기 때문에 사람 하나는 살린 것이다. (앞으로는 제가) 좋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 또한 그런 기회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윤하는 어둡고, 긴 터널 끝에서 빛과 같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털어놨다. 윤하의 지난 3
“어두운 시기를 지나고 배운 게 있다면 주변 사람이 중요한 것과 결국에는 나만이 나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게 두 개가 다른 이야기 같지만 같은 이야기다. 아무도 나를 책임지지 않는다는 게 야속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 몫이었다.”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