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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방송 제작 환경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방송계 스스로 오랜 병폐를 뿌리 뽑을 수 있을까.
SBS는 지난 18일 공식 홈페이지에 자사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 시즌1’ 외주 스태프에게 임금 일부를 현금 아닌 상품권으로 지급한 데 대해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내놨다.
SBS는 “일반 출연자 사례나 장소 제공, 아이템 제보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되어야 할 상품권이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사용됐다”면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예능과 교양 프로그램에서 22억 원의 상품권을 본래 목적과 다르게 지급했다”라고 밝혀 충격을 줬다.
‘상품권 페이 논란’은 앞서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20년차 베테랑 촬영감독이 밀린 임금 900만원을 백화점 상품권 두 종류로 나눠 받았다는 것이 주요 내용. 이후 “상품권으로 임금을 받은 적이 있다”라는 방송업계 종사자들의 제보가 이어지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진상규명 청원글까지 올랐다.
열악한 방송 제작 환경은 비단 SBS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는 tvN 드라마 ’화유기’의 한 스태프가 천장에 조명을 달다 추락해 하반신이 마비되는 사고를 당했다. 또, 지난 11일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미술 스태프가 촬영 후 귀가 중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전국영화산업노조는 고인의 사망원인이 과로사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상품권 페이 논란’은 방송계 전반에 퍼져있는 ‘갑질’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안이다. 비정규직, 프리랜서, 외주 스태프 등 수많은 이름으로 불리는 방송 제작 관계자들이 안전 문제, 과도한 업무, 노동
이와 관련 SBS는 예능 프로그램 상품권 협찬을 전면 폐지하고, 상품권 관련 신고 센터 운영해 향후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방송계 관행’이라는 미명 하에 벌어지는 ‘갑질’은 사라질 수 있을까. 방송계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 필요한 때다.
trdk0114@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