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새롭게 등장한 신곡으로 음악 방송 첫 1위를 거머쥔 주인공은 그룹 모모랜드였다. 누구도 예상 못한, ’흙수저 아이돌’의 반란이다.
최근 팀의 인지도가 급상승한 탓에 아직 모모랜드를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터. 모모랜드는 혜빈, 연우, 제인, 태하, 나윤, 데이지, 아인, 주이, 낸시로 구성된 9인조 걸그룹으로 2016년 데뷔 리얼리티 ’모모랜드를 찾아서’로 대중 앞에 첫 선을 보인 데 이어 그 해 11월 타이틀곡 ’짠쿵쾅’으로 전격 데뷔했다.
데뷔 리얼리티 ’식스틴’ 효과를 톡톡히 본 트와이스나 ’프로듀스101’ 후광 효과를 누린 그룹들과 달리, 모모랜드는 데뷔 리얼리티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조용히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독특한 팀명에 독특한 곡 제목(’짠쿵쾅’)으로 화제를 모으긴 했으나 중소 기획사 소속인 이들에 대한 주목도는 순간에 불과했다.
데뷔 초반에는 멤버 낸시와 연우가 팀의 대표주자로 주목받았으나 연우가 부상으로 활동에 수개월간 나서지 못하며 ’낸시 그룹’으로 불린 모모랜드. 지난 1년간 ’어마어마해’, ’꼼짝마’ 등의 곡으로 활동해 왔음에도 부구, 일정 수준 이상의 인지도가 있어야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현 아이돌 경쟁 체제에서 이들은 여전히 독특한 그룹명으로 회자될 뿐, 팬층 확대엔 실패했다. 공 들여 만든 음악에 대한 주목도 미미했다.
반등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건 대중의 시선이 멤버 주이에게 옮겨가면서부터다. SNS에 게재한 셀카가 뜻밖의 갑론을박(?)을 낳으며 온라인상 화제의 아이돌로 떠오른 주이는 이후 예능 프로그램에서 중독성 강한 ’흥 부자’의 매력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팀의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그간 모모랜드와 이들의 음악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반신반의했던 대중에게 모모랜드를 제대로 각인시킨 것. 덕분에 지난 3일 발매된 모모랜드의 신곡 ’뿜뿜’은 데뷔 후 처음으로 음원 차트 실시간 순위권에 안착한 것은 물론, 상위권까지 순위가 오르며 소위 제대로 ’떴다’.
고무적인 지점은 ’뿜뿜’으로 컴백한 이들에 대한 평가가 호의적이라는 것. 그 결과는 음악방송 1위 및 음원차트 역주행 등으로 증명되고 있다. 단순 화제성 그룹을 넘어 대중적 지지를 받는 그룹으로 안착하는 분위기다.
해외 반응도 심상치 않다. ’뿜뿜’은 지난 10일 기준 해외 아이튠즈 K팝 차트 영국 1위, 프랑스 1위, 미국 3위, 호주 5위, 일본 7위를 기록했다. 신인급에 속하는 걸그룹으로서 이례적인 순위다.
뮤직비디오를 통해서도 멤버 개개인을 제대로 알리고 있는데, ’뿜뿜’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18일 오후 기준 600만을 넘어 700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쯤 되면 ’뿜뿜’의 성적은 앨범명 그대로 ’그뤠잇(Great)!’이다. 이같은 기세를 바탕으로 2월 말 일본 진출도 확정한 상태다.
일명 ’소속사 빨’ 없이 그들 스스로의 힘으로 인지도를 키워 나간 자수성가형 아이돌의 전형이 된 모모랜드. 이들의 성과를 두고 일각에서는 ’주이 효과’를 통한 반짝 인기라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대중이 호평 이상의 응원을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모모랜드의 2018년은 움트고 있던 꽃망울이 갓 피어나는 ’개화기’가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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