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에 관심 많아졌으면”…‘마더’가 던질 특별한 메시지(종합)

↑ 마더 이보영 사진=MK스포츠

[MBN스타 손진아 기자] 다양한 사연을 가진 엄마들의 특별한 ‘모성’을 그리는 작품이 안방극장을 찾는다. 상반기 기대작으로 떠오른 ‘마더’가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아동학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에서는 tvN 새 수목드라마 ‘마더’(연출 김철규)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마더’는 엄마가 되기엔 차가운 선생님(이보영 분)과 엄마에게 버림받은 8살 여자 아이(허율 분)의 진짜 모녀가 되기 위한 가짜 모녀의 가슴 시린 러브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로, ‘시카고 타자기’ ‘공항가는 길’로 디테일하면서도 감각적인 연출을 인정받은 김철규 PD와 영화 ‘아가씨’로 인간 본연의 감정을 담아내는 정서경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김철규 PD는 “‘마더’는 모성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어린 시절 상처 때문에 자신은 절대로 엄마가 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여자가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갖고 있는 어린 아이를 만나면서 깊이 잠재돼 있던 모성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진지하고 감정적으로 그려나간다“고 소개했다.

‘마더’는 도쿄 드라마 어워드 4관왕 등 작품성과 화제성이 검증된 최고의 웰메이드 일드로 손꼽히는 동명의 일본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상반기 기대작이다. 김철규 PD는 원작과의 차별점에 대해 “원작드라마가 가지는 명성, 완성도가 크기 때문에 리메이크를 하는데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는 건 사실이다”고 털어놨다.

이어 “원작 자체가 훌륭한 작품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틀은 거의 가져가기로 했다. 그러면서 원작 드라마를 보면 일본드라마가 가지는 특별한 색깔이 있는데, 좋게 얘기하면 담백하고 심플하다”고 설명했다.

김 PD는 “반면에 다른 관점에서 보면 대단히 건조하고 메마르다. 더 울어도 되고 더 줘도 되는 부분에서 여백이 없이 담백하게 드라마를 정리해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드라마 틀에 한국적인 정서를 어떻게 가미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되 한국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들을 더 진하게 넣으려 했다”고 말했다.

‘마더’에는 믿고 보는 배우 이보영, 이혜영. 고성희, 이재윤 등으로 이뤄진 탄탄한 라인업으로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무엇보다 극의 중심에서 활약할 아역배우 허율은 다양한 모녀 관계를 그리며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할 예정이다.

↑ 사진=MK스포츠

김 PD는 허율을 캐스팅한 이유를 설명하며 작품을 준비하면서 느낀 부담감도 털어놨다. 그는 “이 드라마를 실질적으로 준비할 때 가장 고민이 많이 되고 어려웠던 부분이 아역 캐스팅이었다. 원작 드라마에서의 아역이 워낙에 인상적이었고 빛이 났다. 특별한 아이였다. 어쩔 수 없이 원작의 아역과 비교가 많이 될 거고 한국드라마 사상 아역 비중이 이렇게 컸던 드라마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비중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연할 아역배우가 한국 드라마가 완성되는 과정을 잘 견뎌낼 수 있는 멘탈과 성격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천사 같을 정도로 천진난만한 느낌을 기본적으로 갖춰야 했고, 또 어쩔 때보면 다른 어른들보다 훨씬 생각이 깊고 많은 아이여야만 했다. 상반된 두 가지 측면을 한 몸에 지니고 있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마더’ 제작진은 2개월여에 거쳐서 400여 명을 미팅을 진행해 그동안 그려왔던 이미지에 가장 근접한 친구로 허율을 캐스팅했다. 김 PD는 “(허율이) 촬영 현장을 굉장히 재밌어하고 즐거워하고 스태프들과도 잘 어울린다. 정신력과 멘탈이 정말 강하다. 보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느낌의 얼굴이 나오는 친구다. 인형처럼 예쁘거나 그런 스타일이 아니고 굉장히 사연이 있고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담겨 있는 그런 얼굴인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허율과 호흡하고 있는 이보영과 고성희 역시 “어른스럽고 사랑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이보영은 “보통 드라마나 영화 촬영을 할 때 아이, 동물과 함께 찍는 게 굉장히 힘들다. 어른 같이 촬영 현장을 견디는 게 쉬운 건 아니라서 걱정을 많이 하긴 했었다. 촬영이 더뎌지면 어떡하나 싶었다. 그런데 막상 촬영해보니 정말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정말 의연하고 어른 같이 싫은 내색 하나 없이 하고 있다. 대견하다”고 칭찬했다.

고성희는 “일단 자영은 일반적인 모성애를 갖고 있는 캐릭터는 아니었기 때문에 엄마라는 부담감보다는 본능적인 자기의 감정에 따라서 아이에게 그런 행위를 할 수밖에 없는 행동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고민했다. 어떻게 표현해야 될까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허율과의 촬영이 힘들기도 하다. 율이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다. 소리를 많이 지르고 그래야 하는 촬영에서도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굉장히 미안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 사진=MK스포츠

제잒진과 출연진은 단순한 ‘모성’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점점 심해지고 있는 아동학대 문제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마더’를 완성해가고 있다. 이보영은 “‘신의 선물’을 선택했을 때는 모성에 초점을 두고 선택하지는 않았다. 스릴러였고 범인과 대처하면서 아이를 찾게 되는 그런 느낌을 초점을 맞추고 선택했다. ‘마더’는 제가 아이를 낳고 나서 보니까 한 1년 넘게 아이 학대하는 기사가 굉장히 눈에 띄었었다. 작품을 선택할 때만 해도 아동학대 기사들이 많이 나왔다. 이런 얘기는 해야 하지 않나”라고 털어놨다.

이어 “이런 메시지를 갖고 주변에 학대 받는 아이들에 대해서 조금 더 둘러보고 관심 갖고 그런 사회적인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나 싶었다. 작품이 재밌어서 선택하기 보다는 그때 당시의 심정으로는 뭔가의 책임감 비슷한 걸 느껴서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 PD는 “모성은 위대하다 이런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엄마들이 등장한다. 그 엄마들만큼 딸들이 등장한다. 인간이 맺을 수 있는 모든 관계 중에서 가장 질기고 가장 밑바닥까지 끌어낼 수 있는 게 모녀관계인 것 같다. 다양한 모녀관계를 통해 인간의 감성이 어느 만큼 따뜻하고 아름다워질 수 있고 상황이 안 좋아졌을 때 얼마만큼 추악하고 고통스러운 모습까지 그려질 수 있나를 진지하게 그려보고 싶었다. 고통스럽지만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아동 학대 문제들이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 사회적 관심이 모아지고 그런 아이들이 더 이상 안 나오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설명했다.

‘마더’는 오는 24일 첫 방송한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