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유기 사진=tvN |
열악한 촬영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 제작 관행과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은 분명하다. 이번 사건을 기점으로 한국 드라마 제작 관행과 시스템에 변화가 생길 수 있을까.
4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 제작 현장 추락 사고 대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언론노조 측은 열악한 드라마 제작 현장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화유기’ 측은 첫 방송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12월 24일 2회 방송이 CG 작업 등 후반 작업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상황에서 전파를 타며 블루스크린과 스턴트맨 와이어 등이 그대로 노출되는 방송 사고를 냈다. 26일에는 23일 3m 이상 높이의 천장에 조명 작업을 하던 스태프 A씨가 추락해 하반신 마비라는 중상을 당했다. 이 모든 사고는 열악한 제작 환경에서 비롯된 사고다. 무리한 편성을 잡았음은 물론, A씨 역시 담당 업무가 아닌 작업을 진행 중 사고를 당했다.
↑ 화유기 사진=tvN |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직후에도 개선된 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언론노조 측이 지난 28일 ‘화유기’ 세트장을 찾아 추락사고 현장을 조사한 결과, 사고 이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은 없었다. 계속해서 촬영을 진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세트장 곳곳은 화재, 낙상 사고 등에 취약한 구조로 남아있었다.
‘화유기’ 측은 제대로 된 설계도면 없이 부실 자재로 시공, 노동자는 안전 장비 없이 무리한 작업을 수행했다. ‘제작비 쪼개기 발주’는 이번 사태의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다.
‘화유기’ 사고 발생 당시 작업의 경우 전기기사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 업체에서 해야 하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소도구 팀에서 담당했다. 발주 절차를 무시하며 소도구, 소품 팀이 나눠서 작업을 한 셈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일회성으로 마무리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화유기’ 사건 현장의 세트장 작업은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전 스태프들은 예견된 사고 현장에서 몸을 사리며 근무해야 하는 상황이다. 철저한 과정을 거쳐 전 드라마 제작 현장에 대한 실질적인 재발방지책이 마련돼야 한다. 백융희 기자 byh@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