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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은 단순히 지역을 지칭한 것이 아닌 우리가 ‘잃어버린 마음의 고향’을 표현한 것이다. 관객들에게 가족애와 잃어버린 사랑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박희준 감독”
어떤 의미로든 그동안 흔하게 접한 ‘형제애’는 아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가족애, 사랑, 우정 등의 가치는 다소 일반적인 의미의 ‘뜨거움’과는 거리가 멀다. 냉혹하며 잔인하고 강렬한, 완연한 날것의 느낌이다. 처참한 상실의 정서는 리얼하게 담았지만 그것의 소중함을 역설적으로 느끼기에는 다소 헐겁고 진부하다.
이란성 쌍둥이 형제의 비극적 대결을 담은 ‘돌아와요 부산항애’(감독 박희준)가 지난 26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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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워너비 남친으로 사랑받아온 성훈은 조직과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거친 상남자 태성으로, 조한선은 정의 앞에서는 냉철한 엘리트 형사 태주 역할로 분해 각각 열연을 펼치는데 두 배우의 호흡이 썩 어울리진 않는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문제라기 보단 평면적 캐릭터의 진부함과 헐거운 스토리 전개, 다소 공감하기 힘든 극한의 설정들의 연속 때문이다.
영화는 ‘부산’을 배경으로 ‘조직 폭력배’ ‘상극의 형제’ ‘비극적인 삶’ ‘형제가 사랑한 여자’ 등 그동안 숱한 누와르에서 다뤄왔던 전형적인 코드들을 거침없이 짜깁기 한다. 극이 진행될수록 엇갈린 형제의 대결에 흥미와 긴장감이 높아져야 하지만, 굳이 그 결말을 확인하지 않아도 이미 예견된 비극이라 별다른 감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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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감독이 이야기한 ‘가족애’ ‘사랑’에 대한 어떤 뜨거운 감동과 애틋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어디서 본 듯한, 세련미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올드한 저예산 느와르 한 편을 감상한 느낌이다. 오는 2018년 1월 4일 개봉. 15세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4분.
kiki2022@mk.co.kr